2009. 8. 23. 13:37

D+222 071023 라파누이, 안녕~

어제  자전거를 타느라 브레이크를 잡았던 어깨도 아프고 엉덩이도 아프다.
역시 산악 자전거(?)는 아무나 타는 게 아니다. 그래도 돌려줄 시간이 좀 남았으니 다시 타 볼까?
꼭 돌아갈 날이 되면 날씨가 좋아진다.
이토록 푸른 하늘, 아직 일러서 놀러나온 사람이 아무도 없다.
석상 말고 이런 것도 만들었나? 개구리인지, 사람인지...
남태평양의 파도, 서핑하는 사람도 있던데 아직은 너무 이르다.
평화로운 섬 풍경.
선생님과 학생들이 와서 수영 연습도 하고 체조 같은 것도 한다. 체육 수업도 참 자연친화적으로 한다. 

자전거를 돌려주고 호스텔로 돌아왔다.
맨날 월남 치마 같은 걸 입고 퍼질러 있던 아줌마가 옷을 차려 입고 나간다. 오늘 비행기가 도착하니 가서 손님을 좀 끌어와야 하는 것. 가장 노릇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체코 가이들과 택시를 쉐어해서 공항으로 갔다.
나는 라파누이를 떠나고 있다. 뒤에서 오바하고 있는 찰리.
라파누이, 나는 다시 이 곳에 와 볼 수 없겠지?
내가 지나쳐 온 대부분의 곳이 그렇겠지만 이 멀고 먼 남태평양의 섬에는 정말 다시 올 기회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라파누이가 생각날 때 제주도에 가면 되니까.

란칠레 비행기도 좋다. 좌석마다 개인 모니터가 있는 수준.
공항에서 체코 가이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그리 재밌는 친구들은 아니었지만 같이 다닐 수 있어서 좋았다.
포르투갈 가이들에게도. 이 쪽이 오히려 더 재밌긴 했다.
시내 메트로 역까지 가는 버스를 탔다. 1300페소. 동양인 커플이 타는데 한국말을 한다. 나는 중국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 이스터섬에서 같은 비행기를 타고 나왔다.  중동, 유럽을 거쳐 왔고 호주를 거쳐 12월에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오랜만에 한국말 할 수 있어 반가웠지만 역시 커플과 어울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같이 지하철 타고 와서 헤어졌다. 역시 남쪽으로 내려간다니 어딘가에서  또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라파누이 가기 전 묵었던 hostel forestel 에 다시 왔다. 이번에는 도미토리.
아일랜드에서 온 여자애 세 명이 있는데 내 아래 침대 남자 코고는 소리가 장난 아니라고 경고한다.
코고는 소리가 얼마나 크겠어, 했다가 새벽에 침대 무너지는 줄 알고 깼다. 아,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