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17. 21:02
D+24 070408 sun 오카방고 델타, 모코로 투어
2008. 7. 17. 21:02 in 2007세계일주/오버랜드트럭투어
일요일이구나, 일주일에 한 번 먹는 말라리아 예방약 라리암을 먹는 걸 까먹었다, 먹어야지.
이렇게 카누 같은 모코로에 둘씩 나눠 타고 델타를 천천히 탐험한다.
일렬로 서서 가기도 하고,
횡으로 줄을 맞추어 가기도 하고,
푹신한 매트에 기대어 느긋하게 배타는 걸 즐기고 있다.
갈대밭도 있고,
연꽃도 있고,
물 깊이는 그리 깊지 않은 것 같다.
모두가 남자인데 여자 폴러가 한 명 있었다. 연약해 보이는 팔로 열심히 젓고 있었다.
꽃봉오리를 닫고 있는 연꽃, 햇빛이 강해지면 꽃봉오리를 연다.
물풀이 자라고, 꽃이 피어있고, 갈대가 있고,
저기 있다!!!
엄청나게 큰 놈들이 물 속에서 머리만 내밀고 있었다. 좋아서 그러는 건지 시끄러운 소리도 나고.
꼭 목적지에 도달하지 않아도 좋다.
모코로 투어를 가는 날이다. 델타 안의 섬에서 하루 부쉬 캠핑 한단다.
텐트를 접고 짐을 싸고 작은 트럭을 타고 20분간 달려 다시 강에 이르렀다.
모코로를 젓는 수단은 폴(장대)이고 젓는 사람은 폴러이다.
폴러 트러스트를 조직해 관광객들이 쓰는 돈이 거대 여행사에 가지 않도록 한다는 얘기를 어디서 본 것 같다.
그 사이를 모코로가 지나간다.
들리는 건 벌레 소리와 찰랑찰랑 폴이 물을 두드리는 소리뿐.
좋구나, 몸을 길게 뻗어 매트에 기대고 눈을 감으면 흔들리는 모코로가 마치 어린 날 요람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저기가 우리가 하룻밤 캠핑할 섬인가?
주변 풍경이 모두 똑같아 보이는데 길을 찾아가는게 신기하다.
두시간 정도를 달려 섬에 이르러 텐트를 쳤다. 오늘은 폴러들과 같이 야영한단다.
그들도 허름한(아마 관광객들이 두고 간 거겠지.) 텐트를 치고 옥수수 가루를 끓여 죽을 만들고 있다.
해가 쨍쩅한 오후는 그늘에 매트를 깔고 쉬고 해질녂쯤 게임 드라이브를 나갈 것이다.
여기 하마가 있다던데...
하마는 물 속에서 4-6분 정도 있을 수 있어서 스르르 다가와 모코로를 뒤집고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단다. 가까이 가면 안된다.
이후 석양을 기다렸다.
연꽃으로 만들어 준 목걸이.
약간 지루하다. 요른과 마일린 커플, 매번 일출과 일몰만 쫓아다녀서 이제 별 감흥이 없단다. 음, 그것도 그렇지.
해가 지고 있다.
오카방고 강이 바다에 이르지 못하고 모래 속으로 스미거나 수증기로 변해 공기 속으로 사라져도,
누군가는 그 강물이 있었다는 걸 기억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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