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10. 21:34
D+253 071123 그레이 빙하까지 트래킹, 힘들다, 힘들어.
2009. 10. 10. 21:34 in 2007세계일주/아르헨티나,파타고니아

어제 먹다 남은 빵으로 아침을 먹고 짐을 싸서 나왔다.
어제 시내에서 타고 들어왔던 버스를 기다린다.
여러 대의 버스가 들어오는데 미리 요금을 낸 것이기에 어제 타고온 버스를 타야 한다.
어제 타고 들어온 버스가 지나가길래 잡아탔다. 운전 기사도 낯익다.
Pudeto에 내려 페호 호수를 건너는 배를 타러 간다.
호수를 따라 가니 그레이 호수가 나온다.
돌아올 때도 만만치는 않겠다. 가도가도 끝없는 길, 여기까지 왔으니 돌아갈 수도 없고, 끝까지 가긴 가야 하는데...
두 시간이 넘어서 5시 15분에야 전망대에 도착했다.
깜깜하기 전에 돌아가려면 서둘러야 한다.
아, 돌아가는 길도 쉽지는 않다. 올 때 꼬박 4시간이 걸렸으니 해가 9시에 지고 9시 반까지 환하다 해도 서둘러야 한다.
대디가 점점 뒤에 처지기 시작한다. 늙으신 아버지를 매일 트래킹 강행군에 식사도 제대로 못챙겨드렸으니 아무리 묵묵히 따라오시는 분이라 해도 내가 좀 너무한 것 같기도 하다.
-너, 왜 그렇게 빨리 걷니?
-여기서 해가 지면 길도 안 보이고 큰일이에요. 가방 주세요
-괜찮은데 왜?
-나는 젊쟎아요!
소리를 빽 지르고 가방을 받아 멨다.
사진도 안 찍고 최선을 다해 걸어 3시간만에 골짜기에 도착, 이제 좀 안심이 된다.
호스텔에 돌아와 침대를 보자마자 푹 쓰러져 몸을 일으키기도 힘들다.
아, 이제 걷지 말아야지, 트래킹은 이걸로 끝.
뜨거운 물을 얻을 기운도 남아있지 않아 과자 부스러기를 먹고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침낭 덮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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