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31. 09:37
D+262 071202 예술의 도시 멕시코 시티, 리베라 벽화 미술관, 현대 미술관, 루피노 따마요 미술관
2009. 10. 31. 09:37 in 2007세계일주/멕시코,과테말라
음...여행하면서 취한 적이 몇 번 있었지...이번도 그 중 하나.
일찍 깼는데 숙취가 남아 좀 어지러웠다. 즉석 북어국 한 봉지를 들고 식당으로 갔다. 역시 해장에는 북어국이 최고다.
어제 도착한 타마라라는 스위스 출신, half french, half urguyan 애랑 얘기하다가 같이 나가보기로 했다.
막 여행을 시작해서 혼자 돌아다니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고 자기 좀 데려가달라고 했던 것.
오늘 계획은 국립궁전(Palacio nacional)이 열었는지 가보고 (지난번에 가 봤더니 보수중이라 닫혀 있었던 것), 현대미술관(Museo de Arte Moderno)과 루피노 따마요 미술관(Museo Rufino Tamayo)에 가는 것이다.
그런데 밥먹고 나니 더 어지러워져 11시까지 누워 있어야 했다.
우선 쏘깔로 광장으로 갔다.
건물 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크리스마스 장식.
스케이트장, 어젯밤 이것 때문에 훌리오와의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오늘도 인파가 가득하다.
위험하다는 해골 표시가 보인다. 멕시코에서 해골의 이미지는 너무 흔하다.
광장에는 스케이트장을 이용하려는 사람, 관광객, 장사꾼 등 정말 사람이 많은데,
공짜로 안아 준다는 free hug 표시를 들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음...만약 네가 나를 안는다면 내가 너를 공짜로 안아주는 게 될텐데...
엊그제 음악회에 갔었던 예술 궁전 앞에서 한장, 타마라가 찍어준 것.
알라메다 센뜨랄(Alameda Central)을 가로질러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를 보러 갔다.
이 곳에 리베라의 가장 유명한 벽화 "알라메다에서 일요일 오후의 꿈'(Sueno de una Tarde Dominical en la Alameda)이 전시되어 있다. 원래 이 벽화는 1947년 프라도 호텔에 그려져 있던 건데 1985년 호텔이 지진으로 무너져 1986년 이 벽화를 위해 지어진 이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아, 여기 바로 그 벽화가 있다. 멕시코의 역사의 주요 인물이 다 등장하는 강렬하고 몽환적인 색채의 그림이다.
매번 책에서 작은 그림으로 보던 것이 눈 앞에 진짜로 나타나니 감격스럽다.
그런데 벽화 앞에 풍선은 왜 매달려 있는 건지 감상에 심히 안 좋은 영향을 준다.
가장 가운데 어린이의 모습을 한 리베라 자신과 프리다 칼로의 모습도 보인다. 여기서도 해골이 가장 한가운데 그려져 있다.
멕시코 정신의 원형, 해골이라는 논문을 쓰고 싶을 정도다.
알라메다 공원의 기마 경찰들.
오늘도 점심은 노점에서 화끈한 께사디아(Quesadilla)와 또스따다스(Tostadas).
타마라는 인류학 박물관에, 나는 현대 미술관에 가기 위해 차풀떼펙 공원(Bosque de Chapultepec)으로 이동했다.
혼자 인류학 박물관에 보내려니 좀 걱정이 된다. 스페인어는 좀 하지만 어딘가 어리버리한 여행초짜의 냄새를 풍기기 때문.
하지만 난 인류학 박물관에는 갈까 말까 고민중이라 그냥 헤어졌다. 계속 혼자 다니다 같이 다니려니 어색하기도 했고.
현대 미술관(Museo de Arte Moderno)에는 별 재밌는 그림이 없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통유리로 바깥이 시원하게 내다보이는 화장실 입구. 진짜 화장실 내부는 물론 통유리가 아니었지만.
하나는 불면증을 표현한 거고 하나는 류미치스의 고통을 표현한 건데 어떤게 어떤 것인지 기억이 안 난다. 아래쪽이 불면증인 듯.
불면증도, 류마치스성 고통도 겪어보지 않았지만 무척 힘든 것일 거라는 생각은 든다. 앞으로도 그런 일은 안 일어나기를 바랄뿐.
조금 실망해서 가까운 곳에 있는 루피노 따마요 미술관으로 갔다. (Museo Rufino Tamayo)
시멘트로 된 견고한 건물 자체도 예사롭지 않다.
입구의 빨간 철제 조각도 그렇다.
따마요는 와하까(Oaxaca)에서 메스티조 부모 밑에서 태어나 디에고 리베라 등과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화가이다.
정치적인 성향을 지녔던 동시대 화가들과 달리 멕시코 전통을 계승하는 작품을 제작해 그 당시에는 왕따가 되기도 했다고.
그래서 뉴욕, 파리 등으로 건너가 작품 활동을 하다가 1959년 멕시코로 영구 귀국했다.
그와 그의 부인 올가가 수집한 작품을 기증해 만든 미술관이 이 곳.
원래 피카소, 워홀 등의 작품이 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따마요의 새로운 해석 같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1899년에 태어나 1991년에 죽었으니 굉장히 오래 살았고 그만큼 작품이 많고 다양했다.
그의 작품을 잘 몰랐는데 초창기 멕시코 전통 문화를 표현한 그림부터 나중의 추상적인 그림까지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았다.
대부분의 화가들이 초기에는 구상으로 시작했다 추상으로 넘어가는 것 같다. 결국 진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걸까?
사진도 못 찍고 엽서도 못 구했는데 가장 맘에 든 그림은 건물 벽에 붙어 있었다. 뉴욕 풍경. 여행하며 밖에서 몰랐던 예술가를 만나는 일-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와서 김환기, 박수근 등의 작품을 보는 일 같은-은 그 나라를 이해하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미술관을 나오니 여섯 시, 이제 집에 가야겠다.
그런데 공원 골목마다 가장 행렬 차량들이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 무슨 축제인가?
저녁 7시부터 위스키 회사에서 12주년을 기념하는 페스티벌이 있단다.
조금 기다리면 재밌는 구경 할텐데 날도 어두워지고 바람도 쓸쓸해져 집에 가야겠다.
호스텔 가까이 와서 길에서 어디 갈까 고민하고 있는 타마라를 만났다. 호스텔 가는 방향을 잃어버렸단다.
앞으로 8개월동안 중미를 여행한다는데 내가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인류학 박물관은 3시간 동안 돌아봤는데도 다 못 볼 정도로 큰 곳이었고 너무 멋진 곳이었단다. 그럼 나도 한 번 가볼까?
저녁은 라면이나 끓여 먹으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앙헬을 중심으로 그룹이 조직되어 맛있는 걸 먹으러 가기로 했다.
어제 같이 데낄라를 마셨던 잉글리쉬 가이 피터와 오늘 도착한 어메리칸 가이 빌, 타마라, 나, 앙헬.
앙헬 차를 타고 간 곳은 어제 갔던 코요아칸 옆 시장의 식당가였다.
-저 피터라는 영국 애 정말 잘생기지 않았어?
타마라의 귓속말.
-음, 잘생기긴 했지. 그런데 걔 영어를 못 알아듣겠어
-나도 좀 그렇긴 해.
그래도 타마라는 피터 옆에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 남자친구와 헤어진지 얼마 안 되었다더니 애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Rajas c Queso 퀘사디야를 시켰다. 눈 앞에서 재료를 옥수수 전병에 말아 바로 튀겨준다.
Rajas는 칠리에 sour cream을 넣은 거였는데 진짜 맵고 치즈가 늘어지고 정말 맛있었다.
피터도 같은 걸 시켰는데 무척 맵다고 잘 못 먹고 있다. 쯔쯧, 그러게 매운 나라 한국에서 온 나를 따라하면 안 되지...
그 다음에는 Chicharon이라는 돼지고기 피부로 만든 걸 시켜봤는데 그건 짜고 느끼했다.
2차는 광장의 노점상을 구경하며 맥주 한잔, 이틀 연속 음주군. 그래도 사람들 틈에서 북적대고 지내는 이 곳이 좋다.
멕시코 시티에 3일쯤 있으려고 왔는데 벌써 3일이 지났다. 인류학 박물관에도 가야하고 테오티우아칸 피라밋도 보러가야 하고 언제쯤 여기를 떠날 수 있을까?
일찍 깼는데 숙취가 남아 좀 어지러웠다. 즉석 북어국 한 봉지를 들고 식당으로 갔다. 역시 해장에는 북어국이 최고다.
어제 도착한 타마라라는 스위스 출신, half french, half urguyan 애랑 얘기하다가 같이 나가보기로 했다.
막 여행을 시작해서 혼자 돌아다니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고 자기 좀 데려가달라고 했던 것.
오늘 계획은 국립궁전(Palacio nacional)이 열었는지 가보고 (지난번에 가 봤더니 보수중이라 닫혀 있었던 것), 현대미술관(Museo de Arte Moderno)과 루피노 따마요 미술관(Museo Rufino Tamayo)에 가는 것이다.
그런데 밥먹고 나니 더 어지러워져 11시까지 누워 있어야 했다.
우선 쏘깔로 광장으로 갔다.
건물 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크리스마스 장식.
스케이트장, 어젯밤 이것 때문에 훌리오와의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오늘도 인파가 가득하다.
위험하다는 해골 표시가 보인다. 멕시코에서 해골의 이미지는 너무 흔하다.
광장에는 스케이트장을 이용하려는 사람, 관광객, 장사꾼 등 정말 사람이 많은데,
공짜로 안아 준다는 free hug 표시를 들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음...만약 네가 나를 안는다면 내가 너를 공짜로 안아주는 게 될텐데...
엊그제 음악회에 갔었던 예술 궁전 앞에서 한장, 타마라가 찍어준 것.
알라메다 센뜨랄(Alameda Central)을 가로질러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를 보러 갔다.
이 곳에 리베라의 가장 유명한 벽화 "알라메다에서 일요일 오후의 꿈'(Sueno de una Tarde Dominical en la Alameda)이 전시되어 있다. 원래 이 벽화는 1947년 프라도 호텔에 그려져 있던 건데 1985년 호텔이 지진으로 무너져 1986년 이 벽화를 위해 지어진 이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아, 여기 바로 그 벽화가 있다. 멕시코의 역사의 주요 인물이 다 등장하는 강렬하고 몽환적인 색채의 그림이다.
매번 책에서 작은 그림으로 보던 것이 눈 앞에 진짜로 나타나니 감격스럽다.
그런데 벽화 앞에 풍선은 왜 매달려 있는 건지 감상에 심히 안 좋은 영향을 준다.
가장 가운데 어린이의 모습을 한 리베라 자신과 프리다 칼로의 모습도 보인다. 여기서도 해골이 가장 한가운데 그려져 있다.
멕시코 정신의 원형, 해골이라는 논문을 쓰고 싶을 정도다.
알라메다 공원의 기마 경찰들.
오늘도 점심은 노점에서 화끈한 께사디아(Quesadilla)와 또스따다스(Tostadas).
타마라는 인류학 박물관에, 나는 현대 미술관에 가기 위해 차풀떼펙 공원(Bosque de Chapultepec)으로 이동했다.
혼자 인류학 박물관에 보내려니 좀 걱정이 된다. 스페인어는 좀 하지만 어딘가 어리버리한 여행초짜의 냄새를 풍기기 때문.
하지만 난 인류학 박물관에는 갈까 말까 고민중이라 그냥 헤어졌다. 계속 혼자 다니다 같이 다니려니 어색하기도 했고.
현대 미술관(Museo de Arte Moderno)에는 별 재밌는 그림이 없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통유리로 바깥이 시원하게 내다보이는 화장실 입구. 진짜 화장실 내부는 물론 통유리가 아니었지만.
하나는 불면증을 표현한 거고 하나는 류미치스의 고통을 표현한 건데 어떤게 어떤 것인지 기억이 안 난다. 아래쪽이 불면증인 듯.
불면증도, 류마치스성 고통도 겪어보지 않았지만 무척 힘든 것일 거라는 생각은 든다. 앞으로도 그런 일은 안 일어나기를 바랄뿐.
조금 실망해서 가까운 곳에 있는 루피노 따마요 미술관으로 갔다. (Museo Rufino Tamayo)
시멘트로 된 견고한 건물 자체도 예사롭지 않다.
입구의 빨간 철제 조각도 그렇다.
따마요는 와하까(Oaxaca)에서 메스티조 부모 밑에서 태어나 디에고 리베라 등과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화가이다.
정치적인 성향을 지녔던 동시대 화가들과 달리 멕시코 전통을 계승하는 작품을 제작해 그 당시에는 왕따가 되기도 했다고.
그래서 뉴욕, 파리 등으로 건너가 작품 활동을 하다가 1959년 멕시코로 영구 귀국했다.
그와 그의 부인 올가가 수집한 작품을 기증해 만든 미술관이 이 곳.
원래 피카소, 워홀 등의 작품이 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따마요의 새로운 해석 같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1899년에 태어나 1991년에 죽었으니 굉장히 오래 살았고 그만큼 작품이 많고 다양했다.
그의 작품을 잘 몰랐는데 초창기 멕시코 전통 문화를 표현한 그림부터 나중의 추상적인 그림까지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았다.
대부분의 화가들이 초기에는 구상으로 시작했다 추상으로 넘어가는 것 같다. 결국 진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걸까?
사진도 못 찍고 엽서도 못 구했는데 가장 맘에 든 그림은 건물 벽에 붙어 있었다. 뉴욕 풍경. 여행하며 밖에서 몰랐던 예술가를 만나는 일-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와서 김환기, 박수근 등의 작품을 보는 일 같은-은 그 나라를 이해하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미술관을 나오니 여섯 시, 이제 집에 가야겠다.
그런데 공원 골목마다 가장 행렬 차량들이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 무슨 축제인가?
저녁 7시부터 위스키 회사에서 12주년을 기념하는 페스티벌이 있단다.
조금 기다리면 재밌는 구경 할텐데 날도 어두워지고 바람도 쓸쓸해져 집에 가야겠다.
호스텔 가까이 와서 길에서 어디 갈까 고민하고 있는 타마라를 만났다. 호스텔 가는 방향을 잃어버렸단다.
앞으로 8개월동안 중미를 여행한다는데 내가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인류학 박물관은 3시간 동안 돌아봤는데도 다 못 볼 정도로 큰 곳이었고 너무 멋진 곳이었단다. 그럼 나도 한 번 가볼까?
저녁은 라면이나 끓여 먹으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앙헬을 중심으로 그룹이 조직되어 맛있는 걸 먹으러 가기로 했다.
어제 같이 데낄라를 마셨던 잉글리쉬 가이 피터와 오늘 도착한 어메리칸 가이 빌, 타마라, 나, 앙헬.
앙헬 차를 타고 간 곳은 어제 갔던 코요아칸 옆 시장의 식당가였다.
-저 피터라는 영국 애 정말 잘생기지 않았어?
타마라의 귓속말.
-음, 잘생기긴 했지. 그런데 걔 영어를 못 알아듣겠어
-나도 좀 그렇긴 해.
그래도 타마라는 피터 옆에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 남자친구와 헤어진지 얼마 안 되었다더니 애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Rajas c Queso 퀘사디야를 시켰다. 눈 앞에서 재료를 옥수수 전병에 말아 바로 튀겨준다.
Rajas는 칠리에 sour cream을 넣은 거였는데 진짜 맵고 치즈가 늘어지고 정말 맛있었다.
피터도 같은 걸 시켰는데 무척 맵다고 잘 못 먹고 있다. 쯔쯧, 그러게 매운 나라 한국에서 온 나를 따라하면 안 되지...
그 다음에는 Chicharon이라는 돼지고기 피부로 만든 걸 시켜봤는데 그건 짜고 느끼했다.
2차는 광장의 노점상을 구경하며 맥주 한잔, 이틀 연속 음주군. 그래도 사람들 틈에서 북적대고 지내는 이 곳이 좋다.
멕시코 시티에 3일쯤 있으려고 왔는데 벌써 3일이 지났다. 인류학 박물관에도 가야하고 테오티우아칸 피라밋도 보러가야 하고 언제쯤 여기를 떠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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