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19. 09:29
D+287-295 오하이오주 컬럼버스에서의 며칠
2009. 12. 19. 09:29 in 2007세계일주/미국
시카고-컬럼버스, 어메리칸 에어라인 비행기는 어메리칸 이글 사에서 운행한다.
비행기 좌석은 우등고속처럼 한쪽에 일인용, 다른 쪽은 이인용. 스튜어디스는 할머니 한 분, 쥬스를 따라주시는데 황송하다.
한 시간 반 만에 컬럼버스 도착, 작고 소박한 공항. 그런데 공중 전화를 하려며는 3달러 85센터를 deposit하라고 해서 분노.
다행히 짐을 찾아 나오니 닥터 초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 낯선 도시에서 누군가 나를 마중나오는 안정된 느낌, 너무 좋아.
컬럼버스는 오하이오의 주도, 6만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는 오하이오 주립대가 있는 곳이다.
초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주립대 병원 내의 연구실로 갔다. 다행히 지금 초이의 보스(닥터 베넹, 인도 사람, 엄청 깐깐하다는)가 캘리포니아로 휴가 중이라 시간을 낼 수 있었다고.
로스 심장 병원, 미국 건물에는 이렇게 사람 이름이 붙은 게 많다. 엄청난 돈을 기부해서 그의 이름을 따라 지었을 것이다.
한국 식당, 거의 일년만에 먹는 돌솥 비빔밥과 순두부찌개. 한국 슈퍼도 있고 식당도 있고, 미국에서 음식 때문에 걱정할 일은 없을 것 같다.
마샬이라는 큰 쇼핑몰, 캐리어와 겨울 점퍼를 사야한다고 초이가 끌고 갔다.
돈 안 쓰고 짐 늘이지 않기가 여행의 모토였는데 갑자기 쇼핑 모드로 바꾸기가 쉽지 않다.
처음에는 비싼 가격에 놀랐으니 초이 말로는 한국보다는 훨씬 싸단다. 두툼한 옷, 신발 등을 샀다.
소유한 것 모두를 등에 지고 다닐 수 있는 생활에서 많이 가지는 것이 미덕인 사회에 익숙해지는 것, 그럼으로서 자유는 더 줄어들 겠지...
브런치를 먹으러 간 까페.
내가 일년차일때 4년차로 나를 엄청 갈궈댔던 닥터 초이, 어느 순간부터 친구가 되어 버렸지만...
스웨터는 닥터 초이의 것을 빌려 입은 것. 이 곳에서 유명한 까페라고. 파카도 초이 것.
주립 대학 내의 Wexner Center. 시설도 좋고 어떤 작가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아이디어가 좋았다. 대학 내의 미술관의 수준이 이 정도라니 미국은 정말 부자 나라다.
와플 가게였던가, 아이스크림 가게였던가.
아마도 Polaris Mall, 미국의 쇼핑몰 문화. 도시 외곽에 쇼핑센터, 레스토랑 등이 몰려 있는, 주차장이 넓은 몰이 있고 그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기에 가족, 친구들이 모이는 장소이다.
일요일, Bob Evans라는 체인 레스토랑에서 브런치.
오믈렛과 와플, 이렇게 먹으니 미국 사람들이 뚱뚱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가격도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의 음식을 먹을 때보다는 훨씬 싸다.
어느날의 저녁 식사, 떡볶이와 수제비, 보스턴에서 만드는 맥주 샘 아담스.
내가 알기로 초이는 한국에서는 밥 한 번 안 해먹던 사람인데 미국에 있으니 요리를 할 수 밖에 없다. 한국 음식을 사먹으려면 비싸니까.
금요일 저녁엔 유기농 마트 Whole food에서 하는 와인 테스팅에 갔다. 5불을 내면 5종류의 와인과 안주를 시음할 수 있다. 결국은 와인을 팔겠다는 얘긴데...전세계에서 온 화려한 식재료가 가득한 진열대 사이를 걸으며 곳곳에 놓인 와인과 안주를 집어먹는다.
이런 풍요한 사회, 마음 한 구석에 내가 거쳐온 가난한 나라에 대한 죄책감이 아직은 남아 있으나 곧 잊게 될까봐 두렵다.
12월 31일의 만찬.
1월 1일의 보더스 서점. 미국에서 또 하나 좋은 점이 큰 서점이 많고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언제든 쉬어갈 수 있다는 것.
집에 돌아가려고 나오니 눈발이 날리고 있다.
오늘은 또 뭘 샀던 거지? 비닐 쇼핑백이 주렁주렁, 미국 생활에 완전 적응한 모습이다.
컬럼버스에서의 며칠을 나는 눈과 쇼핑몰과 초이가 차려준 한국 음식으로 기억할 것 같다.
인디애나 주에서 유학중인 중인 이 군을 보러 가겠다고 했더니 굳이 자기가 차를 몰고 오겠단다. 네 시간 거리의 블루밍턴에서 렌터카를 몰고 와주었다. 한국에 가려고 차를 팔아버렸는데 아직 못 가고 있다고. 그럴 줄 알았으면 내가 그레이하운드 타고 간다고 고집을 부릴 걸 그랬다.
Eastern Mall의 중국 식당.
고등학교 때 학생회 활동을 같이 했던 이 군, 이미 남의 남자인데 이렇게 막 올려도 되나?
2차로 초이의 집에서 늦게까지 수다를 떨다 이 군은 예약해 둔 모텔로 자러갔다. 컬럼버스에서 마지막 날 아침, 눈이 쌓여 있는 초이의 아파트 모습.
그동안 잘해 준 초이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한국에 오면 내가 잘 해 줄께, 하고.
새로 산 파카와 목도리로 미국의 추위에 대비한 모습. 캐리어도 구입해 배낭 여행자의 모습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는 중.
이 군과 오하이오 주립대를 좀 둘러보았다. 연못이 얼면 오래는 그 위를 걸어다닐까?
법학도 이 군, 로스쿨에서 한 장. 본인의 학교보다 시설이 좋단다.
렌터카를 몰고 인디애나 주 블루밍턴으로 가서 기숙사를 구경하고 그의 여자 친구와 식사를 하고 칵테일을 마시고, 이 군이 예약해 둔 모텔로 가서 잤다.
가난한 유학생인데 나 때문에 시간과 돈을 너무 많이 쓴 것이 아닌가 걱정이다.
다음날, 다시 시카고로 돌아가야하기에 인디애나폴리스 버스 터미널로 갔다.
공항으로 라이드는 많이 갔지만 버스 터미널로 가는 건 처음이라는 친구.
잠깐 스친 인디애나 폴리스, 터미널 앞의 어떤 건물.
너무 잘해 준 친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 언젠가 다 갚을 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시카고로 향했다.
(이 당시 진로가 정해져 있지 않던 두 친구는 지금은 한국에 들어와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비행기 좌석은 우등고속처럼 한쪽에 일인용, 다른 쪽은 이인용. 스튜어디스는 할머니 한 분, 쥬스를 따라주시는데 황송하다.
한 시간 반 만에 컬럼버스 도착, 작고 소박한 공항. 그런데 공중 전화를 하려며는 3달러 85센터를 deposit하라고 해서 분노.
다행히 짐을 찾아 나오니 닥터 초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 낯선 도시에서 누군가 나를 마중나오는 안정된 느낌, 너무 좋아.
컬럼버스는 오하이오의 주도, 6만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는 오하이오 주립대가 있는 곳이다.
초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주립대 병원 내의 연구실로 갔다. 다행히 지금 초이의 보스(닥터 베넹, 인도 사람, 엄청 깐깐하다는)가 캘리포니아로 휴가 중이라 시간을 낼 수 있었다고.
로스 심장 병원, 미국 건물에는 이렇게 사람 이름이 붙은 게 많다. 엄청난 돈을 기부해서 그의 이름을 따라 지었을 것이다.
한국 식당, 거의 일년만에 먹는 돌솥 비빔밥과 순두부찌개. 한국 슈퍼도 있고 식당도 있고, 미국에서 음식 때문에 걱정할 일은 없을 것 같다.
마샬이라는 큰 쇼핑몰, 캐리어와 겨울 점퍼를 사야한다고 초이가 끌고 갔다.
돈 안 쓰고 짐 늘이지 않기가 여행의 모토였는데 갑자기 쇼핑 모드로 바꾸기가 쉽지 않다.
처음에는 비싼 가격에 놀랐으니 초이 말로는 한국보다는 훨씬 싸단다. 두툼한 옷, 신발 등을 샀다.
소유한 것 모두를 등에 지고 다닐 수 있는 생활에서 많이 가지는 것이 미덕인 사회에 익숙해지는 것, 그럼으로서 자유는 더 줄어들 겠지...
브런치를 먹으러 간 까페.
내가 일년차일때 4년차로 나를 엄청 갈궈댔던 닥터 초이, 어느 순간부터 친구가 되어 버렸지만...
스웨터는 닥터 초이의 것을 빌려 입은 것. 이 곳에서 유명한 까페라고. 파카도 초이 것.
주립 대학 내의 Wexner Center. 시설도 좋고 어떤 작가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아이디어가 좋았다. 대학 내의 미술관의 수준이 이 정도라니 미국은 정말 부자 나라다.
와플 가게였던가, 아이스크림 가게였던가.
아마도 Polaris Mall, 미국의 쇼핑몰 문화. 도시 외곽에 쇼핑센터, 레스토랑 등이 몰려 있는, 주차장이 넓은 몰이 있고 그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기에 가족, 친구들이 모이는 장소이다.
일요일, Bob Evans라는 체인 레스토랑에서 브런치.
오믈렛과 와플, 이렇게 먹으니 미국 사람들이 뚱뚱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가격도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의 음식을 먹을 때보다는 훨씬 싸다.
어느날의 저녁 식사, 떡볶이와 수제비, 보스턴에서 만드는 맥주 샘 아담스.
내가 알기로 초이는 한국에서는 밥 한 번 안 해먹던 사람인데 미국에 있으니 요리를 할 수 밖에 없다. 한국 음식을 사먹으려면 비싸니까.
금요일 저녁엔 유기농 마트 Whole food에서 하는 와인 테스팅에 갔다. 5불을 내면 5종류의 와인과 안주를 시음할 수 있다. 결국은 와인을 팔겠다는 얘긴데...전세계에서 온 화려한 식재료가 가득한 진열대 사이를 걸으며 곳곳에 놓인 와인과 안주를 집어먹는다.
이런 풍요한 사회, 마음 한 구석에 내가 거쳐온 가난한 나라에 대한 죄책감이 아직은 남아 있으나 곧 잊게 될까봐 두렵다.
12월 31일의 만찬.
1월 1일의 보더스 서점. 미국에서 또 하나 좋은 점이 큰 서점이 많고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언제든 쉬어갈 수 있다는 것.
집에 돌아가려고 나오니 눈발이 날리고 있다.
오늘은 또 뭘 샀던 거지? 비닐 쇼핑백이 주렁주렁, 미국 생활에 완전 적응한 모습이다.
컬럼버스에서의 며칠을 나는 눈과 쇼핑몰과 초이가 차려준 한국 음식으로 기억할 것 같다.
인디애나 주에서 유학중인 중인 이 군을 보러 가겠다고 했더니 굳이 자기가 차를 몰고 오겠단다. 네 시간 거리의 블루밍턴에서 렌터카를 몰고 와주었다. 한국에 가려고 차를 팔아버렸는데 아직 못 가고 있다고. 그럴 줄 알았으면 내가 그레이하운드 타고 간다고 고집을 부릴 걸 그랬다.
Eastern Mall의 중국 식당.
고등학교 때 학생회 활동을 같이 했던 이 군, 이미 남의 남자인데 이렇게 막 올려도 되나?
2차로 초이의 집에서 늦게까지 수다를 떨다 이 군은 예약해 둔 모텔로 자러갔다. 컬럼버스에서 마지막 날 아침, 눈이 쌓여 있는 초이의 아파트 모습.
그동안 잘해 준 초이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한국에 오면 내가 잘 해 줄께, 하고.
새로 산 파카와 목도리로 미국의 추위에 대비한 모습. 캐리어도 구입해 배낭 여행자의 모습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는 중.
이 군과 오하이오 주립대를 좀 둘러보았다. 연못이 얼면 오래는 그 위를 걸어다닐까?
법학도 이 군, 로스쿨에서 한 장. 본인의 학교보다 시설이 좋단다.
렌터카를 몰고 인디애나 주 블루밍턴으로 가서 기숙사를 구경하고 그의 여자 친구와 식사를 하고 칵테일을 마시고, 이 군이 예약해 둔 모텔로 가서 잤다.
가난한 유학생인데 나 때문에 시간과 돈을 너무 많이 쓴 것이 아닌가 걱정이다.
다음날, 다시 시카고로 돌아가야하기에 인디애나폴리스 버스 터미널로 갔다.
공항으로 라이드는 많이 갔지만 버스 터미널로 가는 건 처음이라는 친구.
잠깐 스친 인디애나 폴리스, 터미널 앞의 어떤 건물.
너무 잘해 준 친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 언젠가 다 갚을 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시카고로 향했다.
(이 당시 진로가 정해져 있지 않던 두 친구는 지금은 한국에 들어와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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