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20. 10:28
D+296 080105 시카고 건축 투어(Architecture tour)
2009. 12. 20. 10:28 in 2007세계일주/미국
거의 열흘 간의 휴식을 마치고 어제 시카고로 돌아왔다. 인디애나 폴리스에서 시카고까지는 그레이 하운드 버스로 3시간 반 걸렸는데, 승객의 80%는 흑인, 여행객은 나 혼자, 남들은 다 비행기를 이용하는 걸까?
시카고 버스 터미널에서 HI 호스텔에 도착하자 그래도 한 번 왔었던 곳이라고 집에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동안 쇼핑의 댓가로 눈이 쌓인 보도에서 캐리어 끌기가 어려웠고 또 무거웠다.
오늘은 시카고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어제 Chicago Architecture Foundation에 가서 시카고 건축 투어를 신청해 두었다.
시카고는 1871년에 대화재로 도시 전체가 잿더미로 변했는데 이것이 도시 전체를 새로 계획하는 기회가 되었다. 현대적인 상업 빌딩들이 세워졌고 고층 빌딩이 이루는 스카이라인도 이 곳에서 제일 먼저 생겼다고.
늦으면 그냥 가버린다고 해서 서둘러 갔는데 30분이 지나도 투어 버스가 오지 않는다. 직원들이 여기 저기 전화를 하고 50대의 아줌마 가이드는 미리 이것저것 설명해 준다. 버스가 분명 출발했는데 중간에 증발했다고.
결국 다른 버스를 불러 한 시간이나 늦게 10시 반에 출발했다. 아무도 화를 내지 않고 차분하게 기다리는 것이 인상깊었다
우선 도착한 곳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가 설계한 로비 하우스(The Robie House).
1909년에 지어진 것으로 그 이전의 네오 클래식한 주택들이 수직을 강조했다면 라이트는 그의 고향 위스콘신의 평야에서 영감을 얻은 프레리 스타일(Prairie style)의 수평의 강조되는 건축을 선보였다.
그런데 사실 요즘은 이런 스타일이 많지 않나? 그 당시에는 새로웠을지 모르나 이미 비슷한 것을 많이 본 내 눈에는 그저 그래 보였다. 모조에 익숙해서 진짜가 시시해지는 것이 꽤 있는데 러시아의 양파 지붕 성당을 보고 에버랜드를 떠올리듯이 말이다.
내부는 천장이 낮고 좀 답답했다.장식은 우리나라 창살 무늬와 비슷하기도 했는데, 이 사람이 일본 미술에 관심이 많았다니 연관성이 있을 것 같기도.
교외를 달려 일리노이 공과대학으로 이동한다. 백 년은 된 듯한 집들이 주욱 이어지는데 모두 다른 모양이다. 우리의 획일적인 도시 풍경과는 좀 다르다.
미스 반덴 로어(Mies van der Rohe)가 설계한 크라운 홀, 일리노이 공과대학 건축과 건물로 쓰이고 있다.
벽이 몽땅 창문으로 되어 있어 바깥과 교감하도록 만든 건물.
내부에는 지지하는 기둥이 하나도 없었다. 건축과 학생들의 작품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미스 반 덴 로어는 단순한 형태, 수직, 수평적 확장성을 중요시했던 건축가로 <유리와 철의 미>라는 근대 건축의 창시자. 요즘 고층 빌딩은 다 이런 식으로 지어지는 것 같은데 이 건물이 1952년에 지어졌다니 결국 이것이 원형인 것.
이건 무슨 건물이었더라?
학생회관을 새로 짓는데 원래 있던 지하철 라인을 이동시킬 돈이 없어 그 주변에 건물을 만들었다고. 그래서 이런 특이한 형태가 나왔다.
시끄럽지는 않을까?
벽에 그려져 있는 남자 얼굴이 신기하다.
시카고의 스카이라인이 잘 보이는 곳에 세워준다. 미국의 도시는 다 비슷한데 스카이 라인이 길게 늘어서 있느냐, 짧게 늘어서 있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시카고가 제일 긴 것 같다.
투어가 시작한 건축 센터로 돌아왔는데 늦어서 미안하다고 공짜 투어 티켓도 주고(나는 내일 떠나니 사용할 수가 없다) 워킹 투어도 해 준단다.
그래서 가이드를 따라 걸어간 어느 빌딩 앞마당, 회색의 빌딩과 붉은 현대 조각이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으흠, 이건 미스 반 덴 로어의 작품인 것 같군.
어떤 빌딩의 내부.
걸려져 있던 그림.
놓여져 있던 조각.
30분쯤 걸어다니다 워킹 투어는 끝났다. 시카고 건축 투어는 나 같은 문외한에게는 큰 감동을 주지 못했지만(그래도 건축가 이름은 알고 있었으니 그들의 작품을 실제로 봤다는 데 의미가 있다)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유익할 것 같다. 33불.
뭐니뭐니 해도 시카고에서 제일 재밌는 빌딩은,
옥수수를 닯은 쌍동이 주차 빌딩이다. 차를 몰고 올라가보고 싶어진다.
시간이 남아 현대 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에 잠깐 들렀다.
역시 현대 미술은 별로 나를 감동시키지 못했지만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서 봤던 칼더의 모빌은 재밌었다.
4시 반만 되면 캄캄해지는 것이 겨울 여행의 단점이다. 천천히 돌아와 컬럼버스 한국 슈퍼에서 산 라면을 끓여 저녁을 먹었다.
시카고 버스 터미널에서 HI 호스텔에 도착하자 그래도 한 번 왔었던 곳이라고 집에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동안 쇼핑의 댓가로 눈이 쌓인 보도에서 캐리어 끌기가 어려웠고 또 무거웠다.
오늘은 시카고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어제 Chicago Architecture Foundation에 가서 시카고 건축 투어를 신청해 두었다.
시카고는 1871년에 대화재로 도시 전체가 잿더미로 변했는데 이것이 도시 전체를 새로 계획하는 기회가 되었다. 현대적인 상업 빌딩들이 세워졌고 고층 빌딩이 이루는 스카이라인도 이 곳에서 제일 먼저 생겼다고.
늦으면 그냥 가버린다고 해서 서둘러 갔는데 30분이 지나도 투어 버스가 오지 않는다. 직원들이 여기 저기 전화를 하고 50대의 아줌마 가이드는 미리 이것저것 설명해 준다. 버스가 분명 출발했는데 중간에 증발했다고.
결국 다른 버스를 불러 한 시간이나 늦게 10시 반에 출발했다. 아무도 화를 내지 않고 차분하게 기다리는 것이 인상깊었다
우선 도착한 곳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가 설계한 로비 하우스(The Robie House).
1909년에 지어진 것으로 그 이전의 네오 클래식한 주택들이 수직을 강조했다면 라이트는 그의 고향 위스콘신의 평야에서 영감을 얻은 프레리 스타일(Prairie style)의 수평의 강조되는 건축을 선보였다.
그런데 사실 요즘은 이런 스타일이 많지 않나? 그 당시에는 새로웠을지 모르나 이미 비슷한 것을 많이 본 내 눈에는 그저 그래 보였다. 모조에 익숙해서 진짜가 시시해지는 것이 꽤 있는데 러시아의 양파 지붕 성당을 보고 에버랜드를 떠올리듯이 말이다.
내부는 천장이 낮고 좀 답답했다.장식은 우리나라 창살 무늬와 비슷하기도 했는데, 이 사람이 일본 미술에 관심이 많았다니 연관성이 있을 것 같기도.
교외를 달려 일리노이 공과대학으로 이동한다. 백 년은 된 듯한 집들이 주욱 이어지는데 모두 다른 모양이다. 우리의 획일적인 도시 풍경과는 좀 다르다.
미스 반덴 로어(Mies van der Rohe)가 설계한 크라운 홀, 일리노이 공과대학 건축과 건물로 쓰이고 있다.
벽이 몽땅 창문으로 되어 있어 바깥과 교감하도록 만든 건물.
내부에는 지지하는 기둥이 하나도 없었다. 건축과 학생들의 작품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미스 반 덴 로어는 단순한 형태, 수직, 수평적 확장성을 중요시했던 건축가로 <유리와 철의 미>라는 근대 건축의 창시자. 요즘 고층 빌딩은 다 이런 식으로 지어지는 것 같은데 이 건물이 1952년에 지어졌다니 결국 이것이 원형인 것.
이건 무슨 건물이었더라?
학생회관을 새로 짓는데 원래 있던 지하철 라인을 이동시킬 돈이 없어 그 주변에 건물을 만들었다고. 그래서 이런 특이한 형태가 나왔다.
시끄럽지는 않을까?
벽에 그려져 있는 남자 얼굴이 신기하다.
시카고의 스카이라인이 잘 보이는 곳에 세워준다. 미국의 도시는 다 비슷한데 스카이 라인이 길게 늘어서 있느냐, 짧게 늘어서 있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시카고가 제일 긴 것 같다.
투어가 시작한 건축 센터로 돌아왔는데 늦어서 미안하다고 공짜 투어 티켓도 주고(나는 내일 떠나니 사용할 수가 없다) 워킹 투어도 해 준단다.
그래서 가이드를 따라 걸어간 어느 빌딩 앞마당, 회색의 빌딩과 붉은 현대 조각이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으흠, 이건 미스 반 덴 로어의 작품인 것 같군.
어떤 빌딩의 내부.
걸려져 있던 그림.
놓여져 있던 조각.
30분쯤 걸어다니다 워킹 투어는 끝났다. 시카고 건축 투어는 나 같은 문외한에게는 큰 감동을 주지 못했지만(그래도 건축가 이름은 알고 있었으니 그들의 작품을 실제로 봤다는 데 의미가 있다)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유익할 것 같다. 33불.
뭐니뭐니 해도 시카고에서 제일 재밌는 빌딩은,
옥수수를 닯은 쌍동이 주차 빌딩이다. 차를 몰고 올라가보고 싶어진다.
시간이 남아 현대 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에 잠깐 들렀다.
역시 현대 미술은 별로 나를 감동시키지 못했지만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서 봤던 칼더의 모빌은 재밌었다.
4시 반만 되면 캄캄해지는 것이 겨울 여행의 단점이다. 천천히 돌아와 컬럼버스 한국 슈퍼에서 산 라면을 끓여 저녁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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