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3. 09:25

D+323 080201 태평양을 건너다, 샌프란시스코-도쿄 이동

43일이나 머물렀던 미국을 떠나는 날, 왜 이렇게 오래 있었을까?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혼자 보내고 싶지 않아서 일찍 미국에 들어오는 스케줄로 짰던 건데 여행 다니다 보니 낯선 땅에서 혼자 보내도 충분히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오랜만에 맞닥뜨린 소비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 욕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다.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처럼 살 수는 없다. 맛있는 것도 먹고 싶고 좋은 것도 갖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니.
하지만  아예 생각없이 흥청망청 소비하며 살지는 말아야겠다는 소극적인 다짐을 해 본다.
베이 브릿지(Bay Bridge)를 건너 공항 가는 길.
JAL은 내가 세계일주 티켓을 샀던 1년 전에는 원월드 그룹의 일원이 아니었다. 그래서 올 때 거쳐왔던 홍콩을 또 경유해서 돌아가야했는데 이후 JAL이 들어오면서 일본을 통해 갈 수 있게 되었다.
일본은 몇 년 전 오사카에 가 봤지만 도쿄는 안 가 본지라 3박 4일간 머물기로 했다. 한국에서 일 년 동안 나를 그리워한 백양이 마중나와 도쿄에서 합류할 예정.

2주간 재워주고 먹여준 친구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나중에 한국 오면 내가 재워주고 먹여줄께.
오래만에 찍는 기내식, 그동안 쭉 안 찍었는데 갑자기 찍고 싶어진 이유는,
음식을 따뜻하게 만드는 이 식판 때문. 역시 뜨거운 음식에 목숨 거는 아시안이고 서비스 하나는 최고인 일본 사람들이다.

원월드 세계일주 티켓은 태평양, 대서양을 한 번 씩 건널 수 있다. 이제 태평양을 건너니 진짜 세계일주-지구 한바퀴 돌아 원점으로 돌아가기-가 끝나가고 있다.
비행기는 11시간 만에 도쿄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날짜는 하루기 지난 2월 2일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