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12. 23:02

D+62 070516 wed 셰익스피어와 함께 한 하루

5시 반부터 해가 뜬다. 일조시간은 긴데 태양이 나오지 않는 것도 문제, 하루 종일 어스름한 분위기이다.
영국이 지구의 북서쪽에 위치해 있어 그런 것 같다.
내 방 창에서 보이는 풍경.
8시 반에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다. 베이컨 굽는 냄새가 나더니,
Full english breakfast, 베이컨, 쏘세지, 계란, 버섯, 토스트, 오렌지 쥬스, 커피, 후식으로 과일통조림까지...!
토마토가 늦어졌다고 아저씨가 엄청 미안해 하시더니 나중에 토마토 후라이(?)도 나왔다.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하루가 즐겁다. 다~먹어버렸다.
오늘은 셰익스피어와 관련 있는 장소를 둘러보기로 한 날, 시 외곽에 떨어져 있는 앤 헤서웨이의 집부터 가기로 했다.
B&B 가 몰려 있는 Evasham place 풍경. 아침 출근하는 한적한 분위기.
이런 골목길을 지나,
한적한 주택가를 통과하고,
나무 다리를 건너서,
오솔길을 따라가면,
잘 가꾸어진 풀밭과,
풀을 뜯어먹고 있는 말도 나타나는,
앤 헤서웨이의 집으로 가는 길.
셰익스피어의 부인인 앤이 결혼 전에 살았다는 집.
전형적인 15세기 영국 농가의 모습. 건물 안도 둘러볼 수 있는데 좁고,2층은 상당히 낮아 허리를 굽히고 걸어다녀야 한다.
여기 살던 사람들도 꿈을 꾸고 사랑을 했겠지.
앤은 셰익스피어보다 8살 연상으로 26살때 18살의 셰익스피어와 결혼했는데 이미 임신한 몸이었단다.
둘의 결혼 기록은 남아있지 않는데 서둘러야 하는 등 여러 특수 상황 때문인 것 같다고.
이런 정원 풍경은 15세기나 지금이나 똑같겠지.
영국 어디나 그렇듯이, 여기도 보수중...
다음 목적지는 Hall's croft.
셰익스피어의 사위였던 의사 Hall 의 집이다.
그 당시 의사가 어떤 진료 활동을 했는지 보여주는 기구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또 비가 한 두 방울 뿌리기 시작하고,
셰익스피어의 무덤이 있는 Holy Trinity Church 들어가는 길.
아무리 위대한 사람도 죽고 나면 한 평 안에 묻힌다.
이 강의 이름은 Avon, 그래서 이 도시 이름이 Stratford-upon-Avon 인가보다.
어제 지나가며 보았던 Nash's house.
셰익스피어의 손녀 엘리자베스의 남편 Nash 의 집이다.
엘리자베스가 자녀가 없어서 셰익스피어의 직계가족은 대가 끊겼다고 한다.
말년에 부유해진 셰익스피어가 샀단는 New place 가 그 옆에 있으나 1759년에 불타 지금은 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색색가지의 꽃들로 잘 꾸며놓았다.
예쁘구나.
이런 건 좀...
주로 영국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랑 수학여행을 온 듯한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처음에 갔어야 하는 곳인데 어쩌다 보니 맨 마지막에 들르게 된 곳, 그가 탄생한 집.
외관은 그때에 비하면 많이 바뀐 것이란다.
저 창문 쯤에서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뛰어 놀았단 말이다.
이 곳은 18세기부터 관광객(?)이 찾는 곳이었고 유명한 사람도 많이 다녀갔단다. 그 때 창문틀에 이름을 새겨놓은 사람도 있다고.
이 현대적 건물은 셰익스피어에 관련된 것을 전시하고 있는 곳. 그 당시 역사와 풍습을 잘 알 수 있게 해놓았다.
자, 이걸로 오늘 하루 돌아볼 곳은 다 돌아보았다. 아침을 든든히 먹으니 배도 안 고프다.
까페에서 카푸치노와 스콘으로 점심 겸 저녁을 해결.
저녁이 오고 있는 거리 풍경. 숍들이 문을 닫는 5시 이후에는 거리가 텅 빈다.
8시가 되어도 어두워지지 않는데 사람들은 다 뭐하고 있을까? 집에 돌아오며 가게들을 들여다보니 모여서 한 잔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영국 사람들이 술을 많이 마시는 것 같다.
맥주 한 잔 하고 싶은 마음을 참고 집에 돌아와 알아들을 수 없는 티비를 켜놓고 일기를 쓴다.
다섯 곳을 돌아볼 수 있는 티켓을 학생할인 12파운드에 구입하였다. 이 장소 어디에서든 살 수 있다.
Mary Arden 은 세익스피어의 엄마로 시 외곽에 있는 그의 집은 지난 4세기동안의 영국 농가의 삶을 보여주는 전시관이란다.
시내에서 5km 정도 떨어져 있어서 어떻게 가야 하냐고 물어보니 투어버스를 타고 가거나 차를 몰고 가란다.
차, 없거든요. 그래서 포기.
세익스피어가 얼마나 위대한 작가인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오늘 하루 돌아본 것으로 이 도시가 셰익스피어를 위해 존재한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집에 돌아가면 그의 작품을 새롭게 다시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