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20. 08:56

<런던여행>런던의 주말은 시장에서, 스피틀필즈(Spitalfields) 브릭레인(Brick Lane) 마켓

허술한 호텔이지만 아침식사를 준다, 그것도 룸서비스로 직접 갖다준다. 먹을 공간이 없어 침대에 올려놓고 먹는게 이게 멋있는 건지 불편한 건지 모르겠다.

떠먹는 요구르트처럼 생긴 오렌지 쥬스 두개, 초코 크림이 든 빵, 커다른 모닝빵, 그냥 크래커, 크림이 든 크래커, 버터, 잼, 요구르트까지!!! 몽땅 탄수화물이라는 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 주는 게 어디냐, 꾸역꾸역 먹다가 목이 메어서 다 먹지 못했다.
커피, 차 티백도 준비되어 있는데 전기 주전자의 열선은 녹이 한 가득. 음...철분을 보충한다는 심정으로 물을 끓여 커피를 타 마셨다는...

오늘은 일요일, 일요일에 런던에 있을 수 있다면 시장 구경을 가야 한다. 노팅힐에서 열리는 포트벨로 마켓은 토요일, 나머지는 일요일에 문을 연다.
숙소 앞에 있는 세인트 마리 병원, 입구가 여기 말고도 또 있겠지?  구급차는 어디로 들어갈까?
어제 런던 여행의 필수품 오이스터 카드를 구입해 두었다. 4년 전 왔을 때는 일일교통카드를 사용했는데 그 때는 이게 없었던가?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 기념 카드, 5파운드의 보증금을 포기하고 한국까지 가져왔다. 왕실의 결혼식에 관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시기에 런던에 갔었다는 걸 기억하기 위해서.

저녁 내내 오이스터 카드 안내 팜플렛을 읽고 연구했는데 이게 이해하기 쉽지 않다. 팜플렛을 거의 교과서 읽는 수준으로 몇 번씩 반복해서 읽었지만 결론은 그냥 대충 타자는 것.
오이스터 카드를 Pay as you go(갈 때마다 내는 것)로 긁으면 어쨌든 그냥 표를 사는 것보다는 싸고, 아무리 많이 타도 하루에 쓰는 돈은 정해져 있으니 이득. 피크타임인 오전 9시 반 이전에 여정을 시작하면 1.5배쯤 비싸다.
그리고 버스만 타고 다니면(4파운드)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6.6파운드) 훨씬 싸니 오늘은 버스만 타보기로 했다.
런던은 버스 안내가 굉장히 잘 되어 있어 처음 온 사람도 별 걱정 없이 탈 수 있다.
이층에 타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풍경은 보너스, 트라팔가 광장.
55미터의 높이라는 넬슨 제독의 동상.
사자상.
내셔널 갤러리. 2002년에 가보고 안 가봤는데 이번에는 기회가 있을까?
스피틀필즈 마켓에 가기 위해 리버풀역으로 향하는 중.
버스에서 내리니 찬바람이 사정없이 몰아친다. 어제 햇빛 났다고 좋아했는데 역시 런던의 5월엔 방심하면 안 된다.
스피틀필즈 마켓에 도착. 지붕을 얹은 시장으로 옷과 수공예품등을 팔고 있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다. 너무 추워서 스카프 하나 샀다. 거금 12파운드, 마수걸이일 것이 분명해 깎지도 못했다.
시장에는 음식도 빠질 수 없다. 각종 빵, 케잌, 인도 음식, 카리브해 음식(?) 등이 있었다.
스카프 하나 건졌으니 됐고, 다음 행선지로 향한다.
브릭 레인 마켓 향하는 길, '어바웃 보이' 영화에서처럼 휴그랜트가 저기 어디 문에서 나올 것 같다.
런던의 이스트 엔드, 이민자나 노동 계급이 많이 사는 동네. 이 기둥은 모스크의 미나렛?
허술해 보이는 건물이었는데,
들어가보니 여기도 시장, 재밌는 티셔츠 등을 팔고 있었다.
브릭 레인(Brick Lane)을 따라 걸어가는 길, 쇠락한 공장지대 같은 곳이다.
포장마차 중 한국음식도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 김밥, 떡꼬치 같은 길거리 음식을 팔고 있었다.
바로 어제 한국 음식을 잔뜩 먹었으니 패스.
자전거를 팔고 사고 수리해 주는 곳.
그 외 집에서 헌 물건들을 끌고 나온 듯한 노점도 있고 스피틀즈 마켓보다는 덜 상업적인 분위기의 시장.
이 곳에서 유명한 빵집 발견.
일하는 사람이 몽땅 백인이라는 게 신기해 보였다.
베이글, 패스트리 종류가 많다. 그냥 베이글은 25펜스(500원)니 정말 싸다.
크림치즈 베이글(1파운드)와 커피(60펜스)
가게 안에 카운터가 있어 먹고 갈 수 있지만 무척 복잡하다.
두껍게 크림치즈를 발라준 건 좋았는데 빵이 차갑고 딱딱해 먹기 힘들었다. 따뜻하게 구워 먹으면 정말 맛있을텐데 아쉬웠다.
우와, 저런 햄을 끼운 베이글은 어떤 맛일까? 아니 훈제 연어였던가?
다시 브릭레인을 걸어 돌아가는 길.
여기가 입구. 인도풍의 아치가 서 있다.
<하얀 이빨(White teeth)>란 소설에 보면 런던을 무대로 영국인이 자메이카 여자랑 결혼하고 인도인이랑 친구고 뭐 그런 얘기들이 펼쳐지는데 이 곳이 무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국적인 분위기의 동네였다.

시장을 나오면 바로 보이는 화이트채플 갤러리, 원래 동선을 그렇게 잡았다.
1901년 세워져서 실험적인 전시를 열기로 유명한 갤러리. 1939년 피카소의 '게르니카'가 전시되었고 잭슨 폴록의 작품을 영국에 처음 소개한 갤러리이기도 하다.
화이트채플 갤러리의 역사를 소개한 사진전 등이 열리고 있었는데 한 번 둘러볼 만은 했다. 
내셔널 갤러리, 테이트 모던 등을 생각하고 미술관에 더 오래 있을 계획이었는데 그에 비하면 훨씬 작은 갤러리여서 점심이 지나기 전에 오늘 일정을 끝내버렸다. 
이제 어디 가지? 일요일이니 다른 마켓에 가 보자. 펑키한 분위기라는 캠든 마켓에 가 봐야겠다. 그런데 어떻게 가야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