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6. 19:18
<로마여행>우리집에서 떼르미니역까지
2010. 7. 6. 19:18 in 공적인 여행
배낭 여행 다닐 때, 그래도 공항에 갈 때는 그 중 좋은 옷을 골라입고 갔었다.
그리고 슈트를 빼입고 얇은 서류 가방에 노트북을 든 비즈니스맨들을 부러워하기도 했었는데, 그들은 목적지에 도착하면 종이에 이름을 적어 놓고 기다리던 리무진 기사들의 안내를 받아 고급 호텔로 향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나야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자 다시 무거운 배낭을 둘러 메고 교통편, 잘 곳을 찾아 헤매야 하는 처지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언젠가 '출장'이라는 걸 가 보고 싶었는데 나에게도 기회가 왔다.
올해 유럽 학회는 로마에서 열린다. 여행 전날밤 마지막 미션, 커다란 포스터를 어떻게 작은 캐리어에 넣을 것인가?
둘둘 말기만 해서는 택도 없다.
어느 정도 구겨지는 건 감수해야겠지.
에라, 모르겠다. 나중에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삐져 나오는 것을 밀어넣었다.
떠나기 전 인증 거울샷, 그래도 배낭 여행이 그리워 영국 노팅힐 헌 옷 가게에서 3파운드 주고 사서 줄곧 입고 다니던 청바지를 다시 꺼내입었다.
공항 가는 길.
인천대교 건너는 중,
아직도 건너는 중.
오늘도 허브 라운지, priority pass가 있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난 번 타이완 갔을 때 이용했던 곳이라 다른 곳을 찾아보고 싶었으나 못 찾겠더라는...
공짜여도 음식이 시원치 않다고 여기는 나는 이미 부르조아 여행자,
면세 쇼핑에도 살짝 동참해 주신다.
게이트가 가까워 시간이 많이 남는다.
예전에는 매번 셔틀트레인 타고 탑승동 갔던 것 같은데,
대한항공은 가까운데서 뜨는구나.
제주도 갈 때 빼놓고 대한항공은 처음 타본다.
비행기 기다릴 때 설렘은 매일 타고 다녀도 안 없어질 것 같다.
대한항공이 서비스가 좋긴 하다. 좌석에 물 한 통이랑 슬리퍼, 담요가 얌전히 놓여져 있다.
보안 통과할 때 물 다 버리고 비행기에서 음료수 줄 때까지 목말랐던 적도 많은데...
대표 메뉴 기내식 비빔밥을 선택해 본다. 밥은 햇반, 뜨거운 물을 부어주는 즉석 미역국, 김치 냄새가 나지 않도록 반찬은 오이지.
13시간의 비행이니 와인도 살짝 마셔본다. 알딸딸해져서 잠 잘 오겠다.
한국 영화 '호우시절'과 '여배우들'을 연달아보고 다시 호우시절을 돌려본다.
허진호는 점점 더 예쁘게 사랑을 그려내는 것 같다. 그래서 현실감은 약간 떨어지는 듯.
간식은 얼떨결에 피자, 또 한가지 메뉴는 새우깡이었던가? 뜨겁게 데워져 있어 먹을만함.
비행 끝날 때까지 궁금했던 중간의 장막. 고장난 문짝이라도 숨겨져 있는 건지...?
자다 깨다, 비몽사몽간에 받은 식사, 국제적인 입맛에 맞춘 것일텐데 별로.
13시간, 오랜만의 장거리 비행.
가끔은 '비행기 타는 거 너무 힘들어', 잘난척하며 얘기하지만, 그래도 비행기 타는 건 언제나 즐겁다.
중간 기착지 공항 모습.
약간 동구권 언어 느낌인데,
여기는 프라하.
체코 에어라인으로 갈아탈 예정.
해질녁의 공항, 기차역, 버스 터미널, 모두 쓸쓸하다.
짧은 비행시간이니 창가 좌석에 앉았다.
줄이 잘 맞춰져 지어진 마을 모습, 프라하는 언제 한 번 가볼 수 있으려나?
두 시간만에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 도착, 현지 시각 밤 열 시.
일행도 없고 마중나올 기사도 없으니 또 혼자 열심히 숙소를 찾아가 봐야겠다. 그래도 호텔을 예약했으니 다행.
공항 철도,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 표를 산다. 현금 창은 고장, 신용카드만 가능, 뭔가 항상 고장이 나 있는 남부 유럽에 와 있다는 실감이 난다.
기차는 30분마다 온다. 떼르미니역까지 편도 14유로.
차장이 표를 검사하러 오는데 키 큰 금발의 이탈리아 청년, 역시 잘생긴 사람이 많은 이탈리아에 와 있다는 실감이 난다.
원래는 30분 걸린다는데 중간 중간 느리게 가는 구간이 많아 12시 다 되어 떼르미니역에 도착했다.
내가 가야 하는 호텔의 위치는 A 지점, 떼르미니역에서 나와 광장에서 좌회전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사람들 따라 역 밖으로 나오니 어딘지 모르겠다. 한밤중에 방향을 알 수 없는 낯선 거리에, 아, 참 익숙한 이 느낌.
8년 전 유럽 배낭 여행할 때도 떼르미니 역 주변 호텔에 묵었는데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길가던 사람에게 광장 위치를 물어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는 역 뒷편에 서기에 광장 쪽이 아니라 Giovanni Giolotti 거리 쪽으로 나오게 된것.
자갈이 깔린 보도를 캐리어를 털털대며 걸어 Bettoja Mediterraneo 호텔에 도착.
좀 낡았지만 그런대로 운치 있는 호텔이다.
지금 한국 시각 새벽 6시, 밤을 꼬박 샜으니 이제 좀 자야지.
무사 도착 기념 한 컷 찍고.
침대 머리맡의 그림도 이탈리아답다.
나는 다시 유럽에 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슈트를 빼입고 얇은 서류 가방에 노트북을 든 비즈니스맨들을 부러워하기도 했었는데, 그들은 목적지에 도착하면 종이에 이름을 적어 놓고 기다리던 리무진 기사들의 안내를 받아 고급 호텔로 향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나야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자 다시 무거운 배낭을 둘러 메고 교통편, 잘 곳을 찾아 헤매야 하는 처지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언젠가 '출장'이라는 걸 가 보고 싶었는데 나에게도 기회가 왔다.
올해 유럽 학회는 로마에서 열린다. 여행 전날밤 마지막 미션, 커다란 포스터를 어떻게 작은 캐리어에 넣을 것인가?
둘둘 말기만 해서는 택도 없다.
어느 정도 구겨지는 건 감수해야겠지.
에라, 모르겠다. 나중에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삐져 나오는 것을 밀어넣었다.
떠나기 전 인증 거울샷, 그래도 배낭 여행이 그리워 영국 노팅힐 헌 옷 가게에서 3파운드 주고 사서 줄곧 입고 다니던 청바지를 다시 꺼내입었다.
공항 가는 길.
인천대교 건너는 중,
아직도 건너는 중.
오늘도 허브 라운지, priority pass가 있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난 번 타이완 갔을 때 이용했던 곳이라 다른 곳을 찾아보고 싶었으나 못 찾겠더라는...
공짜여도 음식이 시원치 않다고 여기는 나는 이미 부르조아 여행자,
면세 쇼핑에도 살짝 동참해 주신다.
게이트가 가까워 시간이 많이 남는다.
예전에는 매번 셔틀트레인 타고 탑승동 갔던 것 같은데,
대한항공은 가까운데서 뜨는구나.
제주도 갈 때 빼놓고 대한항공은 처음 타본다.
비행기 기다릴 때 설렘은 매일 타고 다녀도 안 없어질 것 같다.
대한항공이 서비스가 좋긴 하다. 좌석에 물 한 통이랑 슬리퍼, 담요가 얌전히 놓여져 있다.
보안 통과할 때 물 다 버리고 비행기에서 음료수 줄 때까지 목말랐던 적도 많은데...
대표 메뉴 기내식 비빔밥을 선택해 본다. 밥은 햇반, 뜨거운 물을 부어주는 즉석 미역국, 김치 냄새가 나지 않도록 반찬은 오이지.
13시간의 비행이니 와인도 살짝 마셔본다. 알딸딸해져서 잠 잘 오겠다.
한국 영화 '호우시절'과 '여배우들'을 연달아보고 다시 호우시절을 돌려본다.
허진호는 점점 더 예쁘게 사랑을 그려내는 것 같다. 그래서 현실감은 약간 떨어지는 듯.
간식은 얼떨결에 피자, 또 한가지 메뉴는 새우깡이었던가? 뜨겁게 데워져 있어 먹을만함.
비행 끝날 때까지 궁금했던 중간의 장막. 고장난 문짝이라도 숨겨져 있는 건지...?
자다 깨다, 비몽사몽간에 받은 식사, 국제적인 입맛에 맞춘 것일텐데 별로.
13시간, 오랜만의 장거리 비행.
가끔은 '비행기 타는 거 너무 힘들어', 잘난척하며 얘기하지만, 그래도 비행기 타는 건 언제나 즐겁다.
중간 기착지 공항 모습.
약간 동구권 언어 느낌인데,
여기는 프라하.
체코 에어라인으로 갈아탈 예정.
해질녁의 공항, 기차역, 버스 터미널, 모두 쓸쓸하다.
짧은 비행시간이니 창가 좌석에 앉았다.
줄이 잘 맞춰져 지어진 마을 모습, 프라하는 언제 한 번 가볼 수 있으려나?
두 시간만에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 도착, 현지 시각 밤 열 시.
일행도 없고 마중나올 기사도 없으니 또 혼자 열심히 숙소를 찾아가 봐야겠다. 그래도 호텔을 예약했으니 다행.
공항 철도,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 표를 산다. 현금 창은 고장, 신용카드만 가능, 뭔가 항상 고장이 나 있는 남부 유럽에 와 있다는 실감이 난다.
기차는 30분마다 온다. 떼르미니역까지 편도 14유로.
차장이 표를 검사하러 오는데 키 큰 금발의 이탈리아 청년, 역시 잘생긴 사람이 많은 이탈리아에 와 있다는 실감이 난다.
원래는 30분 걸린다는데 중간 중간 느리게 가는 구간이 많아 12시 다 되어 떼르미니역에 도착했다.
내가 가야 하는 호텔의 위치는 A 지점, 떼르미니역에서 나와 광장에서 좌회전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사람들 따라 역 밖으로 나오니 어딘지 모르겠다. 한밤중에 방향을 알 수 없는 낯선 거리에, 아, 참 익숙한 이 느낌.
8년 전 유럽 배낭 여행할 때도 떼르미니 역 주변 호텔에 묵었는데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길가던 사람에게 광장 위치를 물어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는 역 뒷편에 서기에 광장 쪽이 아니라 Giovanni Giolotti 거리 쪽으로 나오게 된것.
자갈이 깔린 보도를 캐리어를 털털대며 걸어 Bettoja Mediterraneo 호텔에 도착.
좀 낡았지만 그런대로 운치 있는 호텔이다.
지금 한국 시각 새벽 6시, 밤을 꼬박 샜으니 이제 좀 자야지.
무사 도착 기념 한 컷 찍고.
침대 머리맡의 그림도 이탈리아답다.
나는 다시 유럽에 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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