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13. 10:45

<에티오피아>꽃밭을 닮은 전통 음식 인제라

어느 날 저녁, 에티오피아 쪽 관계자(?)가 저녁 초대를 했다.

'Yod Abyssinia' 아비시니아는 에티오피아의 옛이름이다.
은은한 조명이 켜진 넒은 홀에 낮은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 있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테이블위에 놓여 있던 천으로 싼 바구니 뚜껑, 손님이 오면 이걸 가져가버린다.
에티오피아 맥주 세인트 조지를 먼저 시킨다.
무대에서는 악사들이 연주 준비 중, 전통 춤과 음악이 있는 저녁이 되겠구나.
꿀로 만든 에티오피아 전통 술 tej, 호리병에 따라서 원샷을 해야 한다.
달달한 냄새가 나는데 의외로 독해서 몇 모금 못 마셨다.
인제라는 손으로 먹기에 손을 씻는 절차가 있다. 뒤에 앉아 있는 분이 에티오피아 관계자분인데 얼굴이 너무 잘생겨서(사진은 좀 이상하게 나왔음) 계속 쳐다보게 된다. 피부는 까만데 얼굴 윤곽은 약간 아랍 스타일?
드디어 뚜껑이 덮여 나온 이 음식은,
꽃밭을 닮은 에티오피아 전통음식 인제라(injera). 테프(Teff)라는 곡식을 발효시켜 만든 반죽을 부쳐내는 음식.
발효 음식이라 신 맛이 약간 나고 기포가 숭숭 뚫려 있는 카스테라 같은 식감이다.
인제라는 굉장히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데 이건 아마 고급인 축에 속할 것이다.
가운데 하얀 것은 치즈, 소스와 야채가 놓여 있던 접시에 고기가 더해졌다. 에티오피아에서도 돼지고기는 잘 안 먹는다고.
인제라에 고기랑 소스를 싸서 먹는데 처음에는 그럭저럭 먹을만 했으나 계속 먹을수록 신 맛이 강해지고 퍽퍽해 많이는 못 먹었다.
무대에서는 우산을 소품으로 사용한 댄스가 펼쳐지고 있다.
독창도 하고,
원숭이를 닮은 머리스타일의 가수도 나왓다. 여자들이 머리를 풀어헤치고 마구 헤드뱅잉을 하는 순간도 있었는데 머리를 어찌나 흔드는지 뇌진탕이나 목디스크가 우려되었다.

그렇게 시끌벅적한 저녁이 끝났고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인제라와 양고기, 염소고기를 잘 소화시키는 것, 꿀술의 취기에서 벗어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