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도이수텝
치앙마이 관광에 별 의욕은 없었지만 그래도 큰 거 하나는 보고가야겠다 싶어 산꼭대기 사원 도이수텝에 올라가기로 했다.
님만해민 거리에는 도이수텝을 외치는 썽태우가 여러 대 있는데 가격은 50바트.
중국인 관광객 세 명과 같이 타고 가는데 1,610미터의 산을 올라가다보니 커브가 심하다면 심하다. 뒷칸에서 바깥도 잘 안 보이는데 타고 가려니 살짝 멀미가 나려고 했다.
20분쯤 달려 도착한 도이수텝, 300여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는데,
난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련다. 입장료 30바트, 엘리베이터 20바트.
케이블카 같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정사각형의 리프트 두 개가 끊임없이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하긴 아주 금방이라 바깥을 봐도 별 볼 게 없을 것 같았다.
도이수텝 사원. 종을 치면 복이 온다더니 사람들이 끊임없이 종을 치고 지나갔다.
이 사원은 14세기 때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뭐 그 이후 보수는 많이 했겠지.
멀리 내려다보이는 치앙마이 전경, 공항이 오른쪽에 보인다.
높이가 24미터인 탑 주변을 꽃을 든 사람들이 끊임없이 돌고 있었다. 여길 돌면 소원이 이루어질까? 그런데 내 소원은 뭐지? 통일?
라오스랑 비슷한 스타일인데 아무래도 태국 것이 금박이 훨씬 많다.
올라올 때는 리프트 타고 왔지만 내려갈 때는 걸어서.
그래도 시내는 한 번 가봐야하지 않나 싶어 썽태우를 타고 시장이 열린다는 타페 게이트로 갔다.
13세기에 란나 왕조가 세웠다는 치앙마이 시내는 성벽과 해자로 둘러싸여 있었고 성벽 안에는 모퉁이를 돌 때마다 사원이 나타났다.
타패 게이트에 왔지만 시장은 아직 열리지 않았고 날씨는 너무 더워 블랙캐년 커피에서 냉커피 한 잔 마시고 쉬었다.
이 성벽을 보니 수원 화성 생각이 났다. 점심 먹고 화성 위를 산책하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아주 먼 얘기다.
밥은 다시 님만해민으로 돌아가서 먹기로 하고 썽태우로 이동.
크무 레스토랑 쏨땀도 어제 먹은 쏠라오보다는 못했지만 먹을만 하였다.
파앤애플 볶음밥은 너무 관광객 메뉴스러웠고,
큼직한 새우가 올려진 팟타이는 맛있었다.
오후 네 시경 치앙마이 공항을 출발하려는데 먹구름이 몰려왔다.
비행기가 많이 흔들려 여기서 죽으면 어쩌지/죽으면 어때, 생각이 번갈아 들었다.
우돈타니에 도착했을 떄는 언제 그랬냐는 듯 날이 개어 있었다.
우돈타니 공항-국경 여행자 밴, 국경-우리집 뚝뚝, 언제나처럼 마지막 뚝뚝 타고 오는 20분이 힘들어서 집에 도착하니 너무 기뻤다.
짧은 여행이어서 아쉽기도 했지만 별 의욕이 없어 많이 돌아보지도 못했다. 그래도 기분전환은 되었으니 다행이고 다시 여행에 가슴 뛸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그 땐 치앙마이에서 연결되는 치앙라이도 빠이도 돌아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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