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다녀오는 길
마닐라에 잠깐 가야 할 일이 생겼다. 지도를 보면 무척 가까운데 연결편이 안 좋아 거의 하루가 꼬박 걸린다.
7시 35분 라오 항공 탑승.
방콕까지 한 시간 비행인데 빵과 과일이 나왔다. 일찍 나오느라 아침을 못 먹고 와서 꾸역꾸역 다 먹음.
방콕에 가까워질 무렵, 잘 정돈된 평원이 나타난다.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는 모양, 태국은 농업 강국인가보다.
주택가도 직사각형 대지 위에 자리해 있다. 토지구획 정리를 효과적으로 한 것 같다.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서 5시간 대기. 면세점을 빙글빙글 돌다가 배가 고파질 무렵 CIP 라운지에 갔다.
프라이어리티 패스로 이용 가능한 라운지가 몇 개 있는데(이름은 모두 CIP라운지) 다리 아파서 아무데나 들어갔더니 좁고 음식도 샌드위치와 빵 종류만 몇 가지 있었다. 라운지 이용 시간은 두 시간으로 제한된다.
마닐라까지 타고 갈 필리핀 항공, 무척 큰 항공기다.
승객이 다 탔는데 이런 상태, 승무원보다 손님이 적어 보이는 비행기는 처음 타 본다. 내 일은 아니지만 필리핀 항공, 본전이나 건질지 걱정이 되었다.
국제선 오랜만에 타니 따뜻한 기내식도 반갑다. 생선탕수 같은 것이었는데 그런대로 먹을만 하였다.
마닐라 접근하는 중, 태국과는 비교되는 무질서한 모습이다.
인구 밀도도 훨씬 높은 것 같고.
열 시간 걸려 마닐라 도착, 공항부터 뭔가 사람이 많고 복잡하다.
새내로 향하는 길엔 비가 오는데 지프니와 각종 차량이 뒤엉켜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추천받은 호텔 중 가격이 제일 싸서 선택한 Tropicana apartment 호텔. 그런대로 깨끗한데다 주방과 거실이 분리된 구조인데 60불.
무엇보다 로빈슨 백화점이 걸어서 5분. 오랜만에 맞는 자본주의 물질문명에 흠뻑 취해 매일 밤마다 마실을 나갔었다.
복도에서 보이는 로빈슨 백화점.
뒷베란다에서 본 풍경, 고층빌딩이 즐비하다.
트럭을 개조한 지프니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일인용 자전거 택시가 있는 건 몰랐다. 좁은 골목길을 요리조리 잘도 빠져나간다.
3박 4일 출장 마치고 돌아가는 날 아침 열 시에 로빈슨 백화점 열기를 기다리며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그런데 필리핀 페소가 얼마 안 남아서 아메리카노만 겨우 시킬 수 있었다. 카드를 쓰면 된다는 것을 나중에 깨닫고 어찌나 아쉬웠던지 시골에 살다 보니 현금에만 익숙해져서 별 걸 다 놓치게 된다.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본 필리핀의 바다.
어찌 보면 누릴 수 있는 게 더 많은 곳인데 나는 조용한 라오스로 돌아가는 게 무척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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