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20. 20:36

D+8(3) 터닝 토르소와 저녁 풍경, 말뫼

Ystad에서 기차를 타고 말뫼로 돌아왔는데 아직 하늘이 파랗다. 그럼 좀 걸어볼까?

말뫼역 뒷편 출구는 붉은 벽돌의 본건물과 대비를 이루는 유리로 되어 있다. 

Turning Torso가 있는 부두 쪽으로 가다가 본 재미있는 조각품. 닻을 매는 것을 형상화한 것이 아닐까?

저 멀리 보이는 것이 스웨덴에서 가장 높은 빌딩 'Turning Torso'. 이 주변은 항구를 재개발한 곳으로 현대적인 사무 빌딩이 즐비한데 주말 저녁이다 보니 사람이 아무도 없어 조금 썰렁했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기 위한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찔한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Turning Torso는 5개의 층이 하나를 이루는 큐브 9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190m로 스웨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스페인 건축가 Santiago Calatrava에 의해 설계되었고 한 층이 1.6도씩 회전해 아래부터 꼭대기까지 90도 틀어져 있다.

말뫼는 조선 산업의 중심지였지만 조선 산업이 우리나라 등 아시아로 옮겨 가면서 쇠퇴해 가기 시작했다. 멈춰져 있던 말뫼 조선사업의 상징물 거대 크레인을 2003년 한국의 현대중공업이 단돈 1달러에 인수했으며 말뫼 시민들은 이 크레인을 '말뫼의 눈물'이라고 불렀다고. 하지만 이후 에너지 자립도시를 표방하며 태양 에너지, IT 지식 산업 등에 주력한 말뫼는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었고 이 Turning Torso는 그것의 상징이란다.

몸을 비틀고 있는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 해서 강인함과 유연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이런 걸 보면 현대 기술에 의한 문명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가까이 가 보고 싶지만 오늘 많이 걸어 지쳐서 멀리서 보는 걸로 만족했다.

돌아가는 길에 하늘의 구름이 참 예쁘다.

고풍스러운 붉은 벽돌의 건물.

부두 쪽의 현대식 건물과는 대비를 이루는 모습이다. 

호텔로 그냥 돌아가기 못내 아쉬워 시내 쪽으로 가 보았다.

상점들은 거의 문을 닫았지만 광장과 골목길에 저무는 토요일 저녁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보행자 거리에서 고적대를 연상시키는 재밌는 조각도 보았다.

스웨덴에 제일 많은 편의점은 세븐 일레븐, 밀레니엄 시리즈에서 리스베트가 냉동 피자 사러 가는 곳도 여기였던 것 같다. 커피 선전하는 아저씨 광고판은 스웨덴 여행 내내 우리를 쫓아다녔지만 결국 한 잔도 사 먹어 보진 못했다. 

내일 코펜하겐에 가기로 했는데 파업으로 기차가 운행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역에서 보았다. 버스를 타고 또 기차를 타고 가라는데 어떻게 가야하는 걸까. 스톡홀름에서 말뫼 올 때도 기차 파업 때문 추가로 돈을 많이 썼는데 이번엔 또 어떨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