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23. 20:00

D+9(1) 코펜하겐 걷기

스웨덴의 말뫼와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2000년에 외레순 다리에 의해 연결되었다.

여행 계획을 잡을 때 코펜하겐의 숙소를 알아보는데 너무 비싸서 말뫼에 베이스를 두고 코펜하겐 당일 여행을 하기로 했다. 노르웨이로 갈 때도 코펜하겐 공항을 이용하는데 여기도 역시 말뫼에서 기차로 20분만 가면 되기에 편리하다. 

근데 문제는 말뫼에서 코펜하겐을 오가는 기차 회사가 파업을 한 것, 이번 주 금,토,일이 스웨덴 연휴인데 그나마 시민들에게 불편을 덜 주기 위한 것일까?

말뫼역에 가니 기차를 타고 두 정거장 떨어진 Halle 역까지 가서 버스를 타고 코펜하겐 공항역까지 가서 다시 기차를 이용해 시내로 들어가라고 한다. 뭐가 이리 복잡하나, 했는데 나중에 보니 버스는 외레순 다리 위로 지나가지만 기차는 아래로 지나가 주변을 볼 수 없어서 기차를 타고 가는 게 훨씬 좋은 것이었다. 마침 파업을 해 준 기차회사에게 감사의 마음까지 생겨났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외레순 다리를 지나 인공섬 위를 지나가고 있다. 결국 나중에 공항에 갈 때까지 이 길을 세 번 지나가게 되는데 다리 사진은 나중에 포스팅 예정.

코펜하겐 공항에서 버스를 내려 기차를 타러 가는 게 조금 복잡하긴 했지만 무사히 코펜하겐 중앙역에 도착.

코펜하겐은 1995년 여름 처음 유럽 배낭여행 왔을 때 너무 더워서 북쪽으로 가자고 해서 왔던 곳이었다. 근데 코펜하겐도 남쪽 못지 않게 더웠다. 오빠, 여동생이랑 삼남매가 여행을 했는데 시내에 숙소가 없어 안내받은 곳이 칸막이를 치고 이층 침대를 늘어놓은 시내 외곽의 체육관 같은 곳이었다. 그 떄는 지금처럼 정보가 많이 없어 '세계로 가는 기차' 같은 가이드북 한 권 들고 다녔는데 2등 기차 침대칸 자리 찾느라 고생하고 숙소 찾느라 또 고생하고, 그래도 젊은 시절이어서 그런 불확실함을 즐겼던 것 같다.

중앙역 가까운 티볼리 공원, 1843년에 문을 연 코펜하겐의 아이콘인 놀이 공원이라는데 20년 전에도 안 들어갔고 이번에도 안 들어간다.

코펜하겐에서는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이 없다. 걸어다니기 좋은 시내 여기저기를 인어공주상까지 가면서 천천히 둘러보는 게 계획이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많고 시내가 활기찼다.

덴마크 국립박물관, 입장료가 무료라기에 슬슬 들어가본다.

내부 홀 모습. 선사시대부터 덴마크의 역사와 문화를 잘 정리해 놓았는데 너무 커서 돌다가 지쳐버렸다.

어, 낯익은 것 발견, 빨래판은 전세계 공용.

고개를 살짝 돌리고 있는 귀부인, 갑자기 이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깜짝 놀랄 것 같다.

 

 

운하에는 작은 보트들이 정박해 있다. 누가 이 보트의 소유주일까 궁금해졌다. 그런데 저기 지나가는 배는 뭘까?

집에 있는 응접실을 옮겨놓은 듯한 뗏목에서 가족이 와인을 마시며 크루즈를 즐기고 있다.

크리스티안보르그 성.

광장의 관광객들.

안델센이 평생을 살았다는 니하운 거리. 칼라풀한 집이 예뻤지만 20년 전에도, 지금도 너무 투어리스틱했다.

운하 저 편이 한적해 보여 저 쪽에서 이 쪽을 바라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05년에 완성된 오페라 하우스가 바다 건너에 있다. 날카로운 지붕에 손이 베일 것 같다.

아멜리안보르그(Amelianborg Palace)에서 바라본 Margle Church.

인어 공주상에 가기 전에 점심을 먹기로 했다. Oscar cafe 라는 곳에 들어갔다.

독한 술을 좋아하는 윤이 시킨 아쿠아비트, AAlborg는 덴마크의 지명 이름이다. 한 잔 따라주고 병을 가져가는데 다시 가져다달라고 부탁해서 사진 찍었다.

나는 덴마크산 맥주.

덴마크 전통 음식이라는 Smorgasbrod-Smorg는 빵과 버터를 가리키고 Gas는 가금류, Brod는 널빤지를 가리킨다-를 시켰다. 바이킹이 바다에서 돌아와 약탈한 음식을 널빤지에 늘어놓고 먹었던 것에서 유래한 음식이란다.

청어와 로스트 비프가 들어간 것을 골랐는데 가운데가 새콤하게 절인 청어였다.

또 한 가지는 무난하게 Sweet chilli 치킨을 시켰다. 탕수육이나 깐풍기 정도의 맛이 날 줄 알았는데 매운 맛은 전혀 나지 않고 치킨을 고구마 맛탕 양념에 버무린 맛이었다.

워낙 물가가 비싸 제대로 된 외식을 한 적이 별로 없는데 덴마크 전통 음식을 먹어봤다는 것에서 그럭저럭 만족했다.

이제 코펜하겐의 하일라이트 인어공주를 보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