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서 송이버섯 먹기
라오스의 송이버섯이 유명하다는 이야기는 작년에 라오스 처음 왔을 때부터 들었다. 어떻게 요리를 해야 맛있는지, 보관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송이버섯 구경도 하기 전에 들었던 것.
이맘때가 철이라 하여 6월에 출장 왔을 때 시장에서 물어보니 아직 아니란다, 아니 벌써 지나갔다고 했나?
7월에 Mokmai군에 가는 진흙길에서 세 시간째 이어지는 롤러코스터를 체험하고 있을 때 마을 사람들이 산으로 올라가는 걸 보고 뭐하러 가는 거냐고 물었더니 송이버섯을 캐러 가는 길이란다. 오호 드디어 송이버섯철이란 말이지.
근데 내가 양송이버섯이나 새송이버섯 말고 송이버섯을 먹어본 적이 있나?
시엥쾅 시장에서 발견한 송이버섯, 진짜 송이버섯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딱 보면 알 수 있다.
싱싱한 것은 1kg에 13만킵(2만원), 좀 오래되어 보이는 것은 11만킵 정도. 이 나라 채소 물가에 비하면 엄청 비싼 것이다.
싱싱한 걸로 2kg샀는데 버섯이 가볍다 보니 한 아름. 난 큰 걸로 골라서 봉지에 넣었는데 알고 보니 갓이 다 펴진것은 좋은 것이 아니란다.
일본 사람들이 송이버섯을 그렇게 좋아한다고 라오스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몇 번이나 들었는데 날 것을 맡아보니 뭔가 쿰쿰한 게 좋은 냄새는 아니다다.
주변 사람들 나눠주고 500g만 먹어보기로 했다.
겉이 지저분해서 흐르는 물에 살짝 씻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오래 씻으면 향이 날아가고 좋은 것은 날로도 먹고 살짝 구워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한다. 한국산 자연송이버섯 가격은 1kg에 10만원이 넘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보니 괜히 횡재한 기분이 들었다.
참기름 발라 대충 구우니 익숙한 냄새가 난다. 먹어보니 씹히는 맛도 괜찮다.
밥이랑 송이버섯 구이, 비싼 음식을 먹고 있다고 생각하니 맛이 없어도 맛있게 먹어야 할 의무감 같은 게 생긴다.
다음날은 남은 버섯을 간장 양념에 살짝 볶았다. 쫄깃해서 맛있게 먹었는데 이틀동안 송이버섯에 집착했더니 나중에는 송이버섯향에 질려 버렸다.
그래서 일주일동안 냉장고에 남아있던 송이버섯볶음은 떡볶이에 합쳐져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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