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 16. 00:47

D+128 070721 올림포스(Olympos) 비치

올림포스는 배낭여행자에게 '샹그리라'라던데 정말 그럴까? 가보자.
괜히 늦장 부리다 10시나 되어서 출발.

하루에도 몇 번씩 지나다니는 하드리아누스의 문(Hadrian's Gate). 맞나?
오토가르 가는 돌무쉬를 탔는데 시내를 돌아돌아 장난 아니게 멀리 간다. 30분쯤 걸려 도착.
규모가 상당히 크다.
우리나라 고속 터미널 못지 않다.
터미널 간이서점에서 발견한 오르한 파묵의 책. 아, 파묵이 터키 작가였지. 아프리카에서 그의 '눈(snow)'을 읽었었지.
가이드북에는 카스 가는 길에 올림포스에 떨어뜨려 준다는데 올림포스 가는 버스가 있단다.
버스는 바다를 따라 절벽 꾸불꾸불한 길을 계속 달린다. 멀미가 날 지경. 거제도가 이랬던 것 같은데...
바다에 낯익은 모양이 떠 있는 것 발견.
누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여기에 빠뜨려 놓았지?
반구형의 모습이 똑같다.

두 시간쯤 걸려 길 한가운데 내려주고 다른 버스를 타야 한단다. 뭐야? 올림포스까지 가는 거 아니었어?
3리라 주고 다른 미니버스를 탔다. 언덕을 한참이나 내려간다.
드디어 도착, 방갈로, 레스토랑이 연이어 있는 전형적인 관광지 분위기다.
해변은 아직 멀은 걸까? 너무 더워 빨리 물에 뛰어들고 싶어 죽을 지경.
아, 드디어 바다가 눈 앞에 나타난다. 여기까지 오는 길 너무 힘들었다.
안탈랴에서 보트 투어로 온 배. 차라리 저걸 타고 바다로 왔으면 나았겠다 싶다.
어쨌든 나는 올림포스에 와 있고,
물은 더할나위 없이 맑고,
시원하다. 이제 나도 물만 보면 벗고 뛰어드는 사람이 된 것이다. 한국에서는 생각도 못할 일, 비키니도 자연스럽다.
여기는 온통 서양인 천지, 온통 땡볕에 몸을 다 내놓고 놀고 있다.
햇빛이 싫어 나무 그늘에 자리잡은 나.
바닷가에서 해수욕하고 썬탠하는 사람들에게는 샹그리라겠지만 나는 어제 콘야알트 비치가 더 낫다.
이 곳에서는 바다 밖에 볼 게 없으니 여기 묵었으면 밤에 꽤 심심했겠다. 
조용한 곳도 좋지만 혼자 여행할 때는 볼 것, 할 것이 많은 도시가 좋다.
개울물도 흐르고 있어 바다에 몸을 담근 후 씻을 수도 있다.
돌아가는 길, 올림포스 유적, 로마시대의 것일까?
다시 미니버스를 타고 언덕을 올라와,
큰 길가에서 오는 버스를 기다린다.
딱히 정류장이 없기에 지나가는 버스를 손을 들어 세워야 한다. 몇 번 시도하다 겨우 성공.
돌아가는 길은 한 번 본 것이니 경치도 식상하고 멀미만 더 난다. 오토갈에 도착하니 완전 지쳐버렸다.
터키 곳곳을 연결하는 돌무쉬.
웬지 멋있어서 자꾸 찍게 되는 오토갈.
숙소에 돌아온 시간은 저녁 8시, 오늘도 피곤한 하루다. 그냥 바다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것도 꽤 체력소모가 크다.
아침만 먹고 점심 제대로 못먹었더니 배고파 죽겠다. 레스토랑 여러 개 돌아봤는데 가격이 꽤 비싸다.
좀 싸 보이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치킨 캐서롤(cassorole)을 시켰다. 사실 무슨 음식인지 감이 잘 안 오는데...
캐서롤만 주냐고 빵이나 샐러드 같은 거 안 주냐고 했더니 준단다.
야, 이것만 먹어도 배부르겠다.
드디어 나타난 치킨 캐서롤, 냄새부터 심상치 않다.
살코기 닭고기에 토마토, 양파, 고추, 치즈까지...! 닭도리탕에 토마토 넣은 맛이다.
항아리 케밥이후 터키에서 먹은 두번째 맛있는 음식이다. 허겁지겁 다 먹어버렸다.
물까지 8.5리라, 너무 만족한 식사여서 웨이터에게 팁 1리라 주니 놀란다. 싼 걸 찾아다니긴 하지만 쓸 때는 쓰는 것이다.

내일 파묵칼레로 떠나기로 했는데 떠나기가 아쉽다.
다합에서 만난 일본 친구가 터키에서 안탈랴가 제일 좋았다고 했는데 나도 거기 동감, 아직 터키 여행이 끝난 게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