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4. 21:27

D+19 070403 tue 힘바족 마을 방문하고 사파리를 하다. 사람들이 꿈꾸는 아프리카

새벽에 깨어 잠이 안 왔다. 대부분의 날들이 그런 것 같다.
시계를 보진 않지만 그리 이른 시간은 아니어서 누워 있다 보면 모기장 너머로 동이 터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텐트 밖으로 나오면 생각보다 날은 환해져 있는 것이다.
하늘을 벗삼아 잠든 사람들.
산책을 좀 했다. 해뜨기 직전의 하늘.
여기는 무슨 과수원인지 농장인지 그런 분위기이다.
오늘 무슨 부족마을을 방문한다는데 토플리스 여인 두 명 발견.
내가 웃으며 '하이' 하니까 역시 웃으며 받아준다. 맨발, 머리 장식이 특이하다. 새벽부터 어디 가나 했더니,
소를 풀어주러 가는 거다. 음, 목동이구나.
자유로워진 소들, 풀 뜯으러 간다. 색깔이 다양하기도 하여라.
아침을 먹고 Himba 부족을 만나러 갔다. 현대 문명을 거부하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살고 있다.
70명의 정도의 여자와 어린이들이 남자 네 명과 살고 있단다.
이렇게 염소와 소와 닭과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지낸다.
우리를 반기던(?) 아이들.
저 안에는 뭐가 들었을까?
저 통 안에 염소젖 같은것 담아서 계속 치대고 있다. 치즈를 만든다고 했었나?
몸에 갈색 진흙을 바르고 머리르 꼬아서 멋을 낸단다.
애기들은 우리 같은 방문객에 익숙한 듯 막 달려들고 돈을 달라고 손을 내밀기도 한다.
서양 여자애들은 귀여워 죽겠다는 듯이 안아주었으나 나는 별로.
나는 아시안인인 것이다. 백년전도 안 된 시절에 이 부족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진짜 그들의 모습을 모르면서 눈에 비치는 대로 이국적인 것을 즐기려 하는 웨스턴 적인 사고방식이 불편하다.
생수를 하나 얻고 좋아하는 꼬마.
이들은 물을 사용하지 않고 진흙과 연기로 몸을 깨끗하게 한단다. 당당하게 앉아있던 부족여자.
장신구를 만들어서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팔아서 25km 넘는 도시의 병원에도 가고 필요한 것도 산단다.
그 얘기 듣고 나도 팔찌 하나 샀다.
이 마을을 우리에게 안내해 준 사람은 힘바족 출신의 남자였는데 어렸을 때는 여기서 자랐으나 지금은 도시에 산다고 했다.
그에게서는 이 마을을 벗어났다는 자부심 같은 것이 느껴졌는데, 이런 방문에 대해 어떤 느낌인지 물어보고 싶었으나 묻지 못했다.
웬지 불편한 마음으로 다음 목적지를 향했다.
2박 3일간의 사파리를 위해 에토샤 국립공원으로 들어왔다.
공원 입구에서 캠프장까지 오는데 벌써,
얼룩말,
임팔라,
앉아있는 기린!!!
서 있는 기린을 보았다.
캠프장에서 점심을 먹고 공원 건물들을 돌아보았다.
인터넷, 고장이군. 이런 아무것도 없는 대초원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한 거지.
다시 게임 드라이브(동물 보러 다니는 것)를 나갔다. 낮에는 더워서 동물들이 잘 활동을 안 한단다. 새벽이나 해질녂이 좋단다.
그래도, 어쨌든,
야생소와,
타조와,
사자를 볼 수 있었다. 저거 누구 머리야?
모두들 사진 찍으려고 난리다.
대초원에 저녁햇살이 비친다. 이제 동물들이 좀 많이 나오려나?
지금은 우기라 동물 보기에 좋은 시기는 아니란다.
건기에는 water hole 의 물을 마시기 위해 동물들이 몰려들지만 우기에는 물이 여기 저기 있기 때문에 동물이 모이질 않는단다.
저녁 먹고 잘려 했더니 캠프 가까운 waterhole 에 rhino, 코뿔소가 있단다.
저게 코뿔소야? 조명을 환하게 해놨는데 코뿔소며 재칼 등이 물을 먹으러 온다.
코를 보여줘!!!


가끔 좋은 카메라가 아쉬울 때가 있다. ㅎㅎ
하지만 난 동물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걸. 동물을 보러 몰려든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지. 한여름의 우리나라 국립공원처럼 사람이 많다.
저들은 인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사파리 한답시고 차를 몰고 그들 집 한가운데를 쌩썡 달리는.
우리가 저들을 구경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우리를 구경하는 게 아닐까?
괜히 목마르다고 맥주 병나발을 불며 캠프를 어슬렁거렸더니 완전 취해버렸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