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6. 09:55
D+204 071005 즐거운 하루, 라파즈
2009. 8. 6. 09:55 in 2007세계일주/볼리비아
라파즈에는 배낭여행객들 사이에 유명한 한국 식당이 있다. Corea town 이라고.
라파즈에 가면 꼭 거기 가리라 마음 먹었던 것, 그런데 위치를 정확히 모르겠다.
아침에 일본애들 몇 명을 만났는데 그 애들도 거기 갔었단다. 일본어 정보북에 나온다고 보여준다.
엄청난 양의 정보가 일본어(ㅠㅠ)로 적혀 있다. 이 호스텔이 일본인이 많이 오는 데라고 듣긴했다.
한국 정보북이 달랑 하나 있었는데 낡은 노트, 너덜너덜, 씌여있는 글은 정보가 아니라 감상 뿐이다. 내가 관심있는 건 정확한 사실, 여행 팁이지 그런 자아 도취의 감상문이 아닌 것이다.
그래도 한국 음식점 주소가 나와 있어 한 번 찾아가 보기로 했다.(근데 적어놓지 않았다. 혹시 정보를 찾고자 하시는 분들께 죄송)
숙소 가까운 곳의 무리요(Murillo)광장 모습.
우선 포토시 가는 버스표를 사러 가야 한다. 햇빛이 쨍하고 덥다, 반팔을 입은 모습도 보인다.
미니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갔다. 옆의 꼬마가 먹던 초콜렛을 준다. 혼자 먹지 않으려는 착한 아이라고 할머니가 얘기한다. 내가 맞게 이해한 걸까?
버스 회사가 여러 개 있는데 처음에 물어본 데는 50이라고 하고 저 쪽에 가서 cama(침대)를 사란다.
까마 표 파는 데는 없고 다른 데 가서 물어보니 40, Panoramic view 라고 제일 앞자리를 선택하고 될 수 있으면 혼자 앉게 해달라고 얘기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자 이제 Corea town 을 찾아가 보자.
학생 광장(Plaza del Estudiante) 옆에 Viva 라고 씌여 있는 건물 옆이라는데 학생 광장 주위를 둘러봐도 그런 건물 없다.
여기가 이 도시의 낮은 지대이며 중심가인데 까페, 레스토랑 세련되었고 극장도 있고 가난한 나라라는 생각이 안 든다.
하지만 고개를 양쪽으로 돌리면 언덕 위에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지만 말이다.
인포메이션 가서 주소 들고 물어봤더니 Arce 라는 거리다. 학생광장에서 villazon 거리로 한참 내려가야 한다.
가다보니 큰 건물 꼭대기아 Viva 라고 써 있다. 저기 옆이군.
그런데 그 건물 옆에 가보니 Corea town 번지수만 쏙 빠져 있다. 건물 옆에 계단이 있길래 내려가 보니, 발견했다, Corea town. 이렇게 기쁠 수가, 너무 좋아서 절로 웃음이 나왔다.
들어가면서 '안녕하세요'인사하니 주인 아저씨 놀라는 눈치, 한국 사람이 별로 없나보다.
일본 사람 세 명, 현지인 몇 명이 식사하고 있다. 메뉴는 김치찌개, 40B(5천원))
오호, 엄청난 반찬에 밥이 고봉으로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먹던 양념 범벅의 김치찌개 맛, 너무 맛있다.
이런 음식 다른 나라 사람들은 못 먹을 것 같은데...내가 한국인이라 더 이렇게 해 준 걸까?
여태껏, 이스탄불, 상트 페테르부르크, 마드리드에서 한국식당을 가 봤지만 여기가 최고인 것 같다.
처음에는 너무 감동해서 허겁지겁 먹고 나중에는 음미하면서 그 밥과 반찬을 거의 다 먹었다.
배 터지는 줄 알았다.
주인 아저씨가 여행 왔냐고, 지금은 방학이 아니라 여행객이 없다고 하신다.
요리하시는 아줌마가 나오시더니 한국인이라고 물으신다. 난 내가 한국인이라 그렇게 많이 준 줄 알았는데 원래 그 양, 그 맛인가 보다.
한국 라면도 있어 세 개 사갖고 나오는데 여행 잘하라고 하신다. 새삼 정이 느껴진다, 한국에서 멀리 있어서 그런가?
다시 미니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또 무리요 광장 주변.
이건 무슨 궁전이었는데...
아침에 일본 정보북에 비해 너무 허접한 한국 정보북에 분개했기에 새로 정보북을 만들기로 했다.
노트를 사러 호스텔 앞 문방구에 들렀는데,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더니 우박이 내리기 시작한다.
오호, 이거 장난 아닌데...
길가에 금방 작은 개울물이 흐르고 길도 미끄러워 바로 앞 호스텔까지 길을 못 건너고 한참 기다렸다.
10분 퍼붓더니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그친다. 역시 고산지대의 날씨는 예측하기가 힘들다.
호스텔에 돌아가 세 시간 동안 정보북을 썼다.
이 호스텔에 한국 사람이 몇 명이나 오겠냐마는 여행을 정리하는 면도 있고 쓰다보니 재밌어졌다.
제목도 만들어 붙이고,
다른 사람이 이어서 써서 쓸모있는 정보북이 되었으면 하는 게 바램이다.
언젠가 여기 다시 오게 되었을 때 이 정보북을 보게 된다면 얼마나 감회가 새로울까?
라파스에서 또 해야 할 것은 페냐(Pena)라는 라이브 하우스에서 연주되는 볼리비아의 민속 음악을 듣는것.
호스텔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마르카 땀보(Marca Tambo)가 좋다고 하여 오늘 공연이 있는지 알아보러 갔다.
날이 어둑어둑해지길래 택시를 타고 갔다. 오늘 열 시 부터 공연이 있고 입장료는 30B란다.
다시 택시를 타고 돌아와 좀 쉬었다. 갈까 말까, 오늘 안 가면 다시 못 볼 것 같은데, 너무 늦은 시간이고 혼자라서 좀 걸린다. 계속 망설이다 9시 50분이 되어서야 다시 택시를 타고 갔다.
도착하니 아직 공연은 시작 전이고 몇 팀이 와서 뭔가를 마시고 있다. 자리 안내해주는데 멕시코 여자 두 명과 합석하란다.
뭐 나쁘지 않지, 그래서 Nacha(Nacho의 여성형)와 Vichy를 만났다.
나차 아줌마는 50대 후반, 68년도에 멕시코에서 일어난 학생은동에 참여하여 정치범으로 감옥에 수감된 적이 있고, 이번 여행은 체 게바라 사망 40주기(10월 8일)를 맞아 그가 죽은 장소를 찾아가 보기 위해 시작한 것.
비키는 30대, 셀마 헤이엑을 닮은 미인인데 나차 아줌마 따라왔다고.
내일 코차밤바 가고 거기서 죽은 장소를 찾아간단다. 낭만적이기도 하고 혁명적이기도 한 여행 목적이다.
사람들이 점점 들어와 좌석이 꽉 찼다. 10시 반 넘어서 공연 시작.
처음에는 댄서 3쌍이 나와서 춤을 추는데 가면을 쓰고 무도복 같은 걸 입고, 조금 유치하다.
관객을 무대로 끌어올려 같이 춤을 추는데 잘 춘다. 모두 정열적인 라틴 기질이 있다. 아니 정열적인 안데스 기질이.
사회자가 어느나라에서 왔냐고 물어보니,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멕시코, 스위스, 그리고 나 꼬레아.
다음엔 Dagmar Dumchen De Linares 란 긴 이름을 가진 여자가 나왔다. 이쪽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기타 하나를 가지고 어떻게 그렇게 노래를 부르는지 모르겠다. 정말 아름다운 노래.
나는 하나도 모르는 멜로디인데 비키는 막 따라한다. 오래된 레코드에서 들었던 노래, 메르세데스 소사가 불렀던 노래.
다른 남미 사람들도 다 노래를 따라한다. 이 동네에는 이 동네끼리 통하는 게 많구나. 언어가 같으니 문화의 공유가 자연스러울 것 같다. 한,중,일 세 나라 사람들을 모아 놓으면 절대 형성될 수 없는 분위기다.
나는 달랑 파인 쥬스 하나만 시켰는데 나차, 비키는 샐러드, 술, 수프를 시켜 먹으며 나보고 자꾸 먹으란다. 배도 안 고팠는데 예의상 좀 먹어주었다.
다시 댄스타임,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격렬하게,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고 있다.
12시가 되자 이 공연의 주인공, PePe 와 Los caminantes 밴드가 나왔다.
PePe 가 작은 기타를 몸에 딱 붙이고 연주하며 노래하는데 정말 기타소리도 멋지고 노래도 죽인다.
매부리코의 느끼한 아저씨가 어떻게 그렇게 연주하고 노래하는지 정말 장난 아니다.
유머 감각도 대단하여 뭔가 한 마디 하면 다른 사람들은 다 웃는다. 나야 물론 못 알아들으니 못 웃지.
여기 온 사람들의 출신 나라 노래를 다 불러준다. Yesterday 도 이 곳 스타일로 편곡해 부르고, 정말 멋졌다.
진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데스 고원지대, 척박한 자연환경, 가난한 생활에도 열정이 넘친다는 걸 깨달았다.
(혹시 궁금한 분은 클릭)
PePe 가 공연을 마치고나니 한 시가 넘었다. 또 밴드가 올라오긴 하는데 공연의 절정은 끝났다.
나차와 비키가 계산서를 달라기에 나도 달라고 했다. 거스름돈 가져오는데 엄청 오래 걸렸다.
CD를 팔길래 여자가수 걸 하나 샀다. PePe는 좋았지만 너무 typical 해서 다른 곳에서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차는 CD, DVD까지 샀다.
나와서 같이 택시를 잡았다. 안 그래도 이 밤중에 혼자 택시 타는 게 위험할 것 같았는데 다행.
나는 혼자이니 정말 조심해야 한다는 나차의 말.
이메일 주소, 멕시코 시티의 전화번호 적어주면 꼭 연락하란다.
내가 먼저 내리는데 요금이 15B라고 해서 동전 한 움쿰을 주려하자 괜찮단다. 자기네가 다 내겠단다.
역시 멕시코는 정 많은 우리나라랑 비슷한 정서인 것 같다.
내가 건물에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하고 택시가 다시 출발했다.
공연도 좋았지만 좋은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서 정말 즐거운 저녁이었다.
두 시가 넘어서 어떻게 벨을 눌러야 하나 망설이는데 아저씨가 어떻게 알고 나와서 문 열어 주신다 .
아까 나갈때 마르카 땀보 간다고 좀 늦을 거라고 얘기했는데 기다렸는지 모르겠다.
조용한 숙소, 4인용 도미토리에 오늘도 나 혼자, 살금살금 들어와 오늘 참 즐거운 하루였어, 되뇌이며 잠들었다.
*폴크로레 공연, 마르카 땀보(론니에도 나오고 세간다에도 나온 곳), 밤늦게 시작, 미리 시간 확인필요, 입장료 30B, 음료수 따로 계산.
*한국음식점 Corea town, 학생광장에서 Villazon거리, Aniceto Arce 거리 따라 내려간 곳, Viva라고 씌여진 큰 건물 옆 계단으로 내려간 곳에 위치.
라파즈에 가면 꼭 거기 가리라 마음 먹었던 것, 그런데 위치를 정확히 모르겠다.
아침에 일본애들 몇 명을 만났는데 그 애들도 거기 갔었단다. 일본어 정보북에 나온다고 보여준다.
엄청난 양의 정보가 일본어(ㅠㅠ)로 적혀 있다. 이 호스텔이 일본인이 많이 오는 데라고 듣긴했다.
한국 정보북이 달랑 하나 있었는데 낡은 노트, 너덜너덜, 씌여있는 글은 정보가 아니라 감상 뿐이다. 내가 관심있는 건 정확한 사실, 여행 팁이지 그런 자아 도취의 감상문이 아닌 것이다.
그래도 한국 음식점 주소가 나와 있어 한 번 찾아가 보기로 했다.(근데 적어놓지 않았다. 혹시 정보를 찾고자 하시는 분들께 죄송)
숙소 가까운 곳의 무리요(Murillo)광장 모습.
우선 포토시 가는 버스표를 사러 가야 한다. 햇빛이 쨍하고 덥다, 반팔을 입은 모습도 보인다.
미니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갔다. 옆의 꼬마가 먹던 초콜렛을 준다. 혼자 먹지 않으려는 착한 아이라고 할머니가 얘기한다. 내가 맞게 이해한 걸까?
버스 회사가 여러 개 있는데 처음에 물어본 데는 50이라고 하고 저 쪽에 가서 cama(침대)를 사란다.
까마 표 파는 데는 없고 다른 데 가서 물어보니 40, Panoramic view 라고 제일 앞자리를 선택하고 될 수 있으면 혼자 앉게 해달라고 얘기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자 이제 Corea town 을 찾아가 보자.
학생 광장(Plaza del Estudiante) 옆에 Viva 라고 씌여 있는 건물 옆이라는데 학생 광장 주위를 둘러봐도 그런 건물 없다.
여기가 이 도시의 낮은 지대이며 중심가인데 까페, 레스토랑 세련되었고 극장도 있고 가난한 나라라는 생각이 안 든다.
하지만 고개를 양쪽으로 돌리면 언덕 위에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지만 말이다.
인포메이션 가서 주소 들고 물어봤더니 Arce 라는 거리다. 학생광장에서 villazon 거리로 한참 내려가야 한다.
가다보니 큰 건물 꼭대기아 Viva 라고 써 있다. 저기 옆이군.
그런데 그 건물 옆에 가보니 Corea town 번지수만 쏙 빠져 있다. 건물 옆에 계단이 있길래 내려가 보니, 발견했다, Corea town. 이렇게 기쁠 수가, 너무 좋아서 절로 웃음이 나왔다.
들어가면서 '안녕하세요'인사하니 주인 아저씨 놀라는 눈치, 한국 사람이 별로 없나보다.
일본 사람 세 명, 현지인 몇 명이 식사하고 있다. 메뉴는 김치찌개, 40B(5천원))
오호, 엄청난 반찬에 밥이 고봉으로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먹던 양념 범벅의 김치찌개 맛, 너무 맛있다.
이런 음식 다른 나라 사람들은 못 먹을 것 같은데...내가 한국인이라 더 이렇게 해 준 걸까?
여태껏, 이스탄불, 상트 페테르부르크, 마드리드에서 한국식당을 가 봤지만 여기가 최고인 것 같다.
처음에는 너무 감동해서 허겁지겁 먹고 나중에는 음미하면서 그 밥과 반찬을 거의 다 먹었다.
배 터지는 줄 알았다.
주인 아저씨가 여행 왔냐고, 지금은 방학이 아니라 여행객이 없다고 하신다.
요리하시는 아줌마가 나오시더니 한국인이라고 물으신다. 난 내가 한국인이라 그렇게 많이 준 줄 알았는데 원래 그 양, 그 맛인가 보다.
한국 라면도 있어 세 개 사갖고 나오는데 여행 잘하라고 하신다. 새삼 정이 느껴진다, 한국에서 멀리 있어서 그런가?
다시 미니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또 무리요 광장 주변.
이건 무슨 궁전이었는데...
아침에 일본 정보북에 비해 너무 허접한 한국 정보북에 분개했기에 새로 정보북을 만들기로 했다.
노트를 사러 호스텔 앞 문방구에 들렀는데,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더니 우박이 내리기 시작한다.
오호, 이거 장난 아닌데...
길가에 금방 작은 개울물이 흐르고 길도 미끄러워 바로 앞 호스텔까지 길을 못 건너고 한참 기다렸다.
10분 퍼붓더니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그친다. 역시 고산지대의 날씨는 예측하기가 힘들다.
호스텔에 돌아가 세 시간 동안 정보북을 썼다.
이 호스텔에 한국 사람이 몇 명이나 오겠냐마는 여행을 정리하는 면도 있고 쓰다보니 재밌어졌다.
제목도 만들어 붙이고,
다른 사람이 이어서 써서 쓸모있는 정보북이 되었으면 하는 게 바램이다.
언젠가 여기 다시 오게 되었을 때 이 정보북을 보게 된다면 얼마나 감회가 새로울까?
라파스에서 또 해야 할 것은 페냐(Pena)라는 라이브 하우스에서 연주되는 볼리비아의 민속 음악을 듣는것.
호스텔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마르카 땀보(Marca Tambo)가 좋다고 하여 오늘 공연이 있는지 알아보러 갔다.
날이 어둑어둑해지길래 택시를 타고 갔다. 오늘 열 시 부터 공연이 있고 입장료는 30B란다.
다시 택시를 타고 돌아와 좀 쉬었다. 갈까 말까, 오늘 안 가면 다시 못 볼 것 같은데, 너무 늦은 시간이고 혼자라서 좀 걸린다. 계속 망설이다 9시 50분이 되어서야 다시 택시를 타고 갔다.
도착하니 아직 공연은 시작 전이고 몇 팀이 와서 뭔가를 마시고 있다. 자리 안내해주는데 멕시코 여자 두 명과 합석하란다.
뭐 나쁘지 않지, 그래서 Nacha(Nacho의 여성형)와 Vichy를 만났다.
나차 아줌마는 50대 후반, 68년도에 멕시코에서 일어난 학생은동에 참여하여 정치범으로 감옥에 수감된 적이 있고, 이번 여행은 체 게바라 사망 40주기(10월 8일)를 맞아 그가 죽은 장소를 찾아가 보기 위해 시작한 것.
비키는 30대, 셀마 헤이엑을 닮은 미인인데 나차 아줌마 따라왔다고.
내일 코차밤바 가고 거기서 죽은 장소를 찾아간단다. 낭만적이기도 하고 혁명적이기도 한 여행 목적이다.
사람들이 점점 들어와 좌석이 꽉 찼다. 10시 반 넘어서 공연 시작.
처음에는 댄서 3쌍이 나와서 춤을 추는데 가면을 쓰고 무도복 같은 걸 입고, 조금 유치하다.
관객을 무대로 끌어올려 같이 춤을 추는데 잘 춘다. 모두 정열적인 라틴 기질이 있다. 아니 정열적인 안데스 기질이.
사회자가 어느나라에서 왔냐고 물어보니,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멕시코, 스위스, 그리고 나 꼬레아.
다음엔 Dagmar Dumchen De Linares 란 긴 이름을 가진 여자가 나왔다. 이쪽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기타 하나를 가지고 어떻게 그렇게 노래를 부르는지 모르겠다. 정말 아름다운 노래.
나는 하나도 모르는 멜로디인데 비키는 막 따라한다. 오래된 레코드에서 들었던 노래, 메르세데스 소사가 불렀던 노래.
다른 남미 사람들도 다 노래를 따라한다. 이 동네에는 이 동네끼리 통하는 게 많구나. 언어가 같으니 문화의 공유가 자연스러울 것 같다. 한,중,일 세 나라 사람들을 모아 놓으면 절대 형성될 수 없는 분위기다.
나는 달랑 파인 쥬스 하나만 시켰는데 나차, 비키는 샐러드, 술, 수프를 시켜 먹으며 나보고 자꾸 먹으란다. 배도 안 고팠는데 예의상 좀 먹어주었다.
다시 댄스타임,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격렬하게,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고 있다.
12시가 되자 이 공연의 주인공, PePe 와 Los caminantes 밴드가 나왔다.
PePe 가 작은 기타를 몸에 딱 붙이고 연주하며 노래하는데 정말 기타소리도 멋지고 노래도 죽인다.
매부리코의 느끼한 아저씨가 어떻게 그렇게 연주하고 노래하는지 정말 장난 아니다.
유머 감각도 대단하여 뭔가 한 마디 하면 다른 사람들은 다 웃는다. 나야 물론 못 알아들으니 못 웃지.
여기 온 사람들의 출신 나라 노래를 다 불러준다. Yesterday 도 이 곳 스타일로 편곡해 부르고, 정말 멋졌다.
진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데스 고원지대, 척박한 자연환경, 가난한 생활에도 열정이 넘친다는 걸 깨달았다.
(혹시 궁금한 분은 클릭)
PePe 가 공연을 마치고나니 한 시가 넘었다. 또 밴드가 올라오긴 하는데 공연의 절정은 끝났다.
나차와 비키가 계산서를 달라기에 나도 달라고 했다. 거스름돈 가져오는데 엄청 오래 걸렸다.
CD를 팔길래 여자가수 걸 하나 샀다. PePe는 좋았지만 너무 typical 해서 다른 곳에서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차는 CD, DVD까지 샀다.
나와서 같이 택시를 잡았다. 안 그래도 이 밤중에 혼자 택시 타는 게 위험할 것 같았는데 다행.
나는 혼자이니 정말 조심해야 한다는 나차의 말.
이메일 주소, 멕시코 시티의 전화번호 적어주면 꼭 연락하란다.
내가 먼저 내리는데 요금이 15B라고 해서 동전 한 움쿰을 주려하자 괜찮단다. 자기네가 다 내겠단다.
역시 멕시코는 정 많은 우리나라랑 비슷한 정서인 것 같다.
내가 건물에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하고 택시가 다시 출발했다.
공연도 좋았지만 좋은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서 정말 즐거운 저녁이었다.
두 시가 넘어서 어떻게 벨을 눌러야 하나 망설이는데 아저씨가 어떻게 알고 나와서 문 열어 주신다 .
아까 나갈때 마르카 땀보 간다고 좀 늦을 거라고 얘기했는데 기다렸는지 모르겠다.
조용한 숙소, 4인용 도미토리에 오늘도 나 혼자, 살금살금 들어와 오늘 참 즐거운 하루였어, 되뇌이며 잠들었다.
*폴크로레 공연, 마르카 땀보(론니에도 나오고 세간다에도 나온 곳), 밤늦게 시작, 미리 시간 확인필요, 입장료 30B, 음료수 따로 계산.
*한국음식점 Corea town, 학생광장에서 Villazon거리, Aniceto Arce 거리 따라 내려간 곳, Viva라고 씌여진 큰 건물 옆 계단으로 내려간 곳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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