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28. 14:30

D+5(1) Hallwyl Museum, Bonniers Konsthall

스톡홀름에서 3일을 혼자 보내고 오늘은 미국에서 윤이 도착하는 날이다.

3일밤 잘 지냈던 스톡홀름 시티 백패커스 호스텔에서 Hotel Hornsgatan 으로 짐을 옮겼다. 지하철(T-bana)를 타고 가려다 짐이 무거워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Sodermalm지역을 한 바퀴 돌아서 갔다. 

스톡홀름 버스에는 유난히 유모차와 노인들이 많다. 버스 기사는 이들이 잘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신경을 쓴다.  

체크인 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방은 준비해 줘서 가방을 두고 좀 쉬다 나왔다. Hornsgatan거리에 있는 이 숙소는 무척 친절하고 깨끗하여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윤이 오후 세 시에 도착하기 전에 둘러볼 곳은 Hallwylska museum과 Bonniers Konsthall.

Hallwyl Museum은  1893년에서 1898년에 지어진 von Hallwyl 가문의 저택으로 엄청나게 부자였던 이 가문이 전 세계를 돌며 수집한 수집품을 전시하고 있다.

문을 밀고 들어가면 안뜰과 저택이 나타난다. 안주인이 사망한지 10년후인 1920년에 국가에 기증되었다고 한다. 상속세 문제도 있고 개인이 관리하기 힘들어 나라에 기증한 듯 하다.

스웨덴어로 된 동판의 설명, 음...멋진 곳이라는 이야기.

저택의 방마다 영어 설명문이 있어 읽으며 관람하면 된다.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진 고풍스러운 방.

귀족들은 당구를 좋아하는 듯.

엄청난 도자기 콜렉션이 있었다.

안주인이 접시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있었던 듯.

한국의 청동거울은 어디서 이렇게 많이 가져온 걸까?

중세의 갑옷이 벽에 걸려있고,

상류 사회의 귀부인들이 모여서 차를 마셨을 티 테이블,

벽에는 가문의 어르신 사진들.

난 수집이라는 데는 도통 흥미가 없지만 엄청난 부와 에너지를 가지고 이 모든 것을 수집한 Hallwyl 부인에게 경의를 표한다.

 

다음 목적지는 Bonniers Konsthall.

 공원을 가로질러가면 나타나는,

Comtemporary art를 주로 전시하는 곳이라는데 겉모습부터 현대적이다. 아까 보고 온 Hallwyl과는 완전히 다르다.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 지나가듯이 카페부터 들른다.

카푸치노와 같이 먹은 시나몬 롤은 이 도시 어느 카페나 슈퍼에 가도 있다. 

그 동안 열렸던 전시회 포스터가 카페 벽에 붙어 있었다.

지금은 Sharon Rockhart라는 사진작가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갯벌의 모습을 보여주는 비디오 작품 . 이런 걸 마주하면 어디 움직이는 것 없나 찾느라 아무 생각이 안 드는데 그게 작가가 노리는 것일수도 있겠다.

Milena라는 , Milena라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폴란드에서 만난 아홉살짜리 소녀 밀레나의 성장과정을 사진으로 담았다. 어린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사춘기의 소녀들을 보면 안스러운 생각이 먼저 든다. 여자로서 살아가야 할 고단함을 앞두고 있는 것 같아서. 이렇게 오늘의 미술관 관람 끝, 스톡홀름 카드 본전을 뽑으려고 너무 많은 미술관을 방문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중앙역에 가서 오후 세 시 50분에 공항에 도착하는 윤을 기다려야 한다.

불규칙적인 유리창 배치가 경쾨한 건물을 보았다. 이런 것 하나도 획일적인 모습이 아닌 게 스칸디나비아 정신일까?

중앙역의 테이블이 딸린 벤치에 앉아 친구를 기다린다. 이 테이블도 상당히 맘에 들었다.

공항에서 오는 기차에서 내려서 바로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터 앞에 자리를 잡았는데 진짜 윤이 그리로 올라왔다. 4월에 미국 여행에서 만났으니 두 달만에 다시 보는 것인데 낯선 곳에서 만났더니 무척 반가웠다.

10여년도 더 전에 유학을 떠나던 너를 배웅하며 나도 떠나는 사람이 되어 보겠다고 결심 아닌 결심을 했었는데 이제 지구 반대쪽에서 각각 날아와 제 3국에서 만나는 사이가 되었네.

스톡홀름 카드로 할 수 있는 Royal Canal tour를 하러 갔는데 날씨가 안 좋아서 영 재미가 없었다.

Djurgarden 섬을 한 바퀴 도는 투어였는데 12군데 흥미있는 곳을 설명해 준다.  

저녁이 늦어가는데도 Djurgarden섬 여기저기에서 해가 지지 않는 북구의 여름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이 더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