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20. 17:47

D+4(5) 현대미술관 Moderna museet, Nils Dardel 전시회

지하철 아트 투어를' 끝내고 향한 곳은 190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 현대 미술관.

시내에서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Skeppsholmen이라는 섬에 있는데 이 섬에는 현대 미술관 외에 'The Swedish Centre for Architecture and Design'과 'The Museum of Far Eastern Antiquities'가 있다.

극동 골동품 박물관이라니 우리나라와 관련된 어떤 것이 전시되고 있을까 궁금했지만 시간이 없어 패스하였다.

우선 들른 곳은 오렌지빛 조명이 맘에 드는 미술관 안 까페.

벽에 부착된 가방걸이도 신선하다.

흐린 날이 쌀쌀하고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보니 다리도 아파서 카페라떼 한 잔 마시고 전열을 재정비 한 후에 관람 시작.

닐스 다르달(Nils Dardel, 1888-1943)이라는 스웨덴 작가의 기획 전시를 먼저 둘러본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많은 스웨덴 작가들이 파리의 마티스 스튜디오에 가서 작품활동을 했다고 하며 이것은 스웨덴의 모더니즘 예술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데 이 작가도 주로 파리에서 활동을 했다고.

스웨덴 모더니즘은 산업사회에서 사라져간 구 시대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담고 있었으며 뭔가 스토리를 전하려 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Nibroviken', 1912. 구도가 역동적인 부두 풍경으로 관람을 시작한다.

'Debit de Tabac, Senlis', 1913. 다르달이 파리에 머물 무렵, 가까운 중세풍의 도시 Senlis에 가서 그린 그림.

난 이런 거리의 풍경에 언제나 끌리는데 가로등 모양이 재미있다.

'Le Tabac', 1913. 담뱃가게라는 제목, 위의 그림이랑 똑같은 곳, 똑같은 구도, 똑같은 굴렁쇠 굴리는 소년인데 그림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똑같은 것도 그 날 그 날 기분에 따르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화가의 자유가 느껴진다고 할까?

'Burial in Senlis', 1913. 하얀 성가대와 검은 옷의 조문객의 대비가 선명한 장례식 풍경.

'The Pleasant Summer Sunday', 1919.

즐거운 여름날인데 사람들의 모습이 그리 즐거워보이지 않고 오히려 죽음의 춤같은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는 건 전반적으로 암울한 분위기인 그의 다른 작품들 때문일 것이다.

'The Dying Dandy', 1918. 처음에 제목을 Dying Daddy로 읽었다는.

일찌기 심장발작을 경험한 다르달은 일찍 죽을 것을 예감하고 막 살았는데 이 그림은 그의 자전적인 것으로 여겨진다고. 예수의 죽음을 그린 그림과 비슷한 구도인데 작가는 좀 나르시시틱했던 것 같다.

Iwan Constantin이 그림 초상화, 1910. 하긴 잘생긴데다가 유명한 화가였으니 자만감을 가질만 했던 듯.

'Skeleton on Horseback', 1943. 1943년에 사망한 그가 그의 죽음을 예감한 듯한 그림.

나는 가야만 한다네, 언젠가 그 곳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The Departure', 1935. 그의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출발'

깊은 밤일까, 새벽일까, 멀리 공부하러 가는 것일까, 언제 돌아올 지 모르는 떠남에 마을 사람들이 다 나와서 배웅을 한다.

지금이야 전세계가 하루 생활권으로 연결되고 통신이 발달하여 지리적인 거리가 잘 느껴지지 않지만 몇 십 년 전만해도 어떤 떠남은 그 자체로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우리 죽기 전에 다시 볼 수 있을까? 떠나는 자는 어떤 사랑하는 이를 남겨두고 떠나는 것일까? 어두운 색조의 몇 번의 붓질로 모든 감정을 전해주는 그림이었다.

처음 듣는 화가였는데 초기작부터 말년작까지 보고 나니 작가와 그가 살아내었던 격동의 시대를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