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13. 11:29

D+4(3) 국립미술관 대신 Konstakademien, 스톡홀름

스톡홀름 국립미술관은 보수중이어서 문을 닫았고 Konstakademien(The Royal Swedish Academy of Fine Arts)에서 국립미술관의 하일라이트를 전시하고 있었다. 모든 그림에 영어로 된 설명이 붙어 있어 이해하기 쉬웠다.

Fredsgatan 거리 12번지에 위치한 그 곳(이름 스펠링이 너무 어려움).

아담한 규모여서 부담없이 둘러보기에 좋았는데  인상적인 그림이 꽤 많았다.

Arcimboldo의 'The Lawyer' 1566. 사물을 이용한 우의적인 초상화로 유명한 화가.

닭과 물고기와 개구리(?)로 얼굴을 형상화하였는데 법조인이 별로라는 뜻이었을까? 하긴 과일과 채소로 형상화되었던 왕의 그림도 징그러웠으니 단순하게 그런 의미로 그린 건 아니겠지.

언제나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렘브란트의 그림, 인 줄 알았는데 1980년대에 그가 그린 것이 아니라고 밝혀진,

Rembrandt Harmensz.Van Rijn, circle of, 'St Anastasius, executed', 1631-50 

그 전에는 아주 귀중한 그림으로 여겨졌다는데 이후 가치가 좀 떨어졌다고. 진짜 그가 그린 것이 아니더라도 그림에서 느껴지는 것은 똑같은데...

Rembrandt Harmexsz.Van Rijn, 'The Kitchen Maid', 1651

이게 진짜 렘브란트의 그림이란다. 이 그림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렘브란트는 이런 비슷한 그림을 몇 점 그렸다고.

17세기 후반에 스웨덴에 온 이후로 렘브란트의 마스터피스로 평가받았다고 한다.

난 아까 그림이 더 마음에 든다.

Berthe Morisot, 'In the Bois de Boulogne' before 1880.

프랑스의 햇살이 느껴지는 그림.

Olof Arborelius, 'Lake View at Engelsberg, Vastmanland', 1893

스웨덴의 여름날 호수 풍경, 1894년에 국립미술관에 전시된 후 가장 인기 있는 그림 중 하나라고.

환하지만 지중해 연안과는 빛의 질감이 다른 것 같다.

1935년에는 스웨덴 관광청으로부터 '스웨덴의 그림'으로 지정받기도 했다고.

이 귀여운 아가는 Amalia Lindegren의 'Breakfast', 1866.

인형에게도 아침밥을 차려준 볼이 통통한 배려심 많은 어린이.

Johan Gustaf Sandberg, 'King Gustav Vasa in Mora', 1836

모라라는 곳에서 Gustav Vasa가 농부들을 조직해 덴마크에 저항한 사건을 다룬 그림.

Gustav Vasa는 스웨덴의 구가적 영웅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이 그림이 2011년에 출판된 '죽기 전에 꼭 봐야할 1001개의 그림' 책에 나왔다는 안내판의 설명.

Anshelm Schultzberg, 'Demolishing the Old Orphanage', 1886

길어진 그림자는 저녁의 것일까, 아침의 것일까, 등을 보이고 있는 사람을 고아원에서 자랐던 소년일까,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이 무너지는 걸 보며 무얼 느끼고 있을까?

새로운 것을 위해서는 오래된 것의 파괴가 필요하다, 그것이 도시이건 인생이건.

Johan Krouthen, 'View of a Garden' 1887-1888

마당 있는 집을 가지는 것은 우리 모두의 꿈일지도 모른다.

Carl Wilhelmson, 'Kyrkfolk i bat', 1909 (어, 이건 왜 영어 제목이 없지?)

일요일에 교회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주민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라고. 힘든 노동에서 해방된 일요일의 한가로움이 느껴진다.

Fanny  Brate, 'A day of Celebration', 1902

열린 창문으로 살랑거리는 바람이 들어오고 들꽃으로 식탁을 장식하고 반가운 손님을 기다린다. 볼수록 마음이 따뜻해진다. 스웨덴 하면 떠오를 것 같은 실내의 모습이다.

Alexander Roslin, 'The Lady with the Veil' 1768. 국립미술관에서 제일 유명한 그림, 팜플렛 표지로도 쓰였다.

화가가 자기 부인인 프랑스 화가를 그린 거라는데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것 같다. 아까 아침 먹던 어린이의 어른 버젼.

Bertha Wegmann, 'The Artist Jeanna Bauck' 1881.

작가와 모델은 아티스트를 같이 쓰던 동료였다고. 현대적이고 독립적으로 보이는, 여자가 그린 여자의 초상화.

국립미술관에 가면 그 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림을 통해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오랜만에 문화 생활을 하니 눈도 머리도 즐겁고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