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1) City Backpackers 호스텔, 스톡홀름
미국에서 윤이 와서 여행에 합류하기까지 스톡홀름에서 3일밤을 혼자 지내야 했다.
둘이 같이 내는 거라면 십여만원이 넘는 호텔비가 부담스럽지 않지만 혼자라면 아무래도 비싸서 호스텔을 찾아보았다.
론니 플래닛에서도 첫번쨰로 추천되고 있고 예약 사이트에서도 높은 평점을 받고 있는 City Backpackers 호스텔의 8인용 도미토리를 하룻밤 4만원 정도로 예약할 수 있었다.
Convention center 옆 찾기 쉬운 위치에 있는데 첫날은 기차에서 내려서 좀 헤맸다.
중앙역까지 버스로 두 정거장인데 충분히 걸을만한 거리이다. 처음에는 걸어다니다가 버스 노선을 익힌 뒤로는 버스를 타고 시내 곳곳을 누볐다.
입구에 들어가면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잘 마련되어 있고 리셉션은 무척이나 친절하다.
일층과 지하를 사용하는데 미로 같은 구조라 이런 지도를 준다. 원래 어떤 용도로 쓰던 건물인지 궁금하다.
일층은 주로 프라이빗 룸, 지하는 도미토리로 이루어져 있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충분해서 언제나 비어 있었고 샤워실 바닥이 따뜻해서 물이 있어도 금방 마르는 것이 신기했다. 청소하는 사람은 거의 보질 못했으는데도 모든 것이 너무도 청결하고 산뜻했다. 처음부터 너무 깨끗해서 어질러 놓으면 죄책감이 생기는 구조라 깨끗하게 쓸 수 밖에 없는 것 같았다.
건물 입구를 통과하면 신발을 벗어야 한다. 스웨덴도 실내에서는 신발을 벗는 문화가 있단다.
근데 엘리베이터 따위는 물론 없어 20kg 짐을 들고 걸어내려가는게 무척 힘들었다.
복도에는 자물쇠로 잠글 수 있는 개인 사물함이 있다. 나는 고리보다 작은 자물쇠를 가져가서 사용할 수는 없었다.
내가 묵었던 8인 여성용 도미토리 방문. 문 옆에 번호키가 설정되어 있고 각자에게 비밀번호가 주어지는데 그 번호는 퇴실하는 날까지만 유효하다.
이층 침대가 세 개 놓여져 있고 벽을 파낸 공간에 침대 두 개가 있는 구조였는데 첫날은 자리가 없어 이층 침대에서 자고 다음날 아침 나가는 사람이 있길래 재빨리 창가 자리로 옮겼다. 침대 옆에 집게로 이름과 퇴실날짜가 적힌 종이를 꽂게 되어 있어 누가 언제 나가는 지 알 수 있다.
개인 독서등도 있고 커튼이 쳐져 프라이버시도 보장되는 제일 좋은 자리다. 스웨덴, 노르웨이 호스텔 대부분은 시트를 제공하지 않는다. 나는 침낭 라이너를 가져가서 유용하게 썼음.
이 자리의 단점은 지상으로 창이 나 있어 아침이 일찍 밝아오고 때로 사람들이 지나가는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는 것이다. 근데 나야 뭐 일찍 일어나니 나쁘진 않았다.
공동 부엌 모습. 저녁에는 사람들이 왁자지껄 음식을 만들고 먹는데 아침 일찍 학생처럼 보이는 젊은 여자가 와서 싹 치워놓는다.
예전에 핀란드에서 젊은 사람이 거리 청소부인 걸 보고 '이 곳에는 직업에 귀천이 없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같은 생각을 여기서도 하게 된다.
방별로 배정된 냉장고.
인터넷이 무척이나 빠른 공동 거실.
합리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어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룰을 지키게 되고 그러면서도 자유롭게 지낼 수 있는 스톡홀름 최고의 호스텔, City Backpackers 호스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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