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8. 22:30
D+70 070524 thu 나는 맨체스터를 사랑해
2009. 1. 8. 22:30 in 2007세계일주/영국,아일랜드
케임브리지 피츠윌리엄 미술관에서 제일 맘에 들었던 그림이 Lowry 의 것이었다.
Metrolink 레일과 전깃줄.
전차가 있는 도시는 언제나 유원지 같다. 건널목도 없고 그냥 길 한 가운데를 다니는데 사고가 없다는게(그러니까 보호벽을 안 만들었겠지) 신기하다.
이층 버스는 저 전깃줄에 안 걸리려나?
영국에서 내 일용할 양식, 막스 앤 스펜서 심플리 푸드, 거의 모든 종류의 음식이 준비되어 있다.
나의 쇼핑 장소, 비싼 영국 물가 속에서 단비같은 곳, 프라이마크. 싸고 종류 많고 자유롭게 입어볼 수 있고 최고다.
어느 동네나 미술관 건물은 다 고딕 양식.
영국 시립 미술관은 다 공짜.
밖은 고전적인데 실내는 최신식이다. 유리로 만든 엘리베이터와 계단.
여기도 유리벽,
저기도 유리벽.
Old cab at All Saints
근대 영국 공업도시의 풍경, 구름은 낮게 드리워져 있고 공장에서 나온 매연으로 공기는 뿌옇다.
전에는 부두였던 곳.
다리를 건너고,
둑을 따라간다.
현대적인 아파트, 여름에는 모기가 들끓지 않을까 하는 괜한 생각.
그리고, 여기 로우리가 있다. 일년에 백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인다는 복합문화공간, 강철로 된 겉모습은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에 비견할 만 하다고...
내부 모습. 미술관과 두 개의 극장, 레스토랑, 아트 숍등이 있다.
그의 대표작, Going to the Match-경기장 가기
두 바퀴나 전시장을 돌고도 떠나기가 못내 아쉬웠다. 영국 사람들에게는 꽤 유명한 작가인데 다른데서는 한 번도 그의 그림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그의 그림을 머릿속에 잘 담아두고 싶었다.
마음이 너무 뿌듯하다. 좋은 그림을 하나만 발견해도 그런데 한 작가를 발견하니 너무 뿌듯.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중앙 도서관 가는 길.
St Peters Square 메트로 링크 역 앞의 도서관 건물.
문 여는 시간. 저녁 8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다른 데 비하면 늦게까지 여는 편. 우리나라 도서관 열람실처럼 11시까지 하는데는 없는 모양.
내부는 고풍스러운 천장 높은 건물이다. 이런 도서관 보면서 항상 하는 생각, 이런게 우리 동네 가까이 있으면 맨날 가서 문닫을 때까지 공부하겠다. 너무 조용해서 사진 몇 장 못찍고 철수.
어제 리셉션에서 팜플렛을 보니 맨체스터에 그를 기념해 만든 Lowry 라는 복합문화센터가 있다는 것이다. 그의 그림을 300점 넘게 소장하고 있다는. 오우, 와! 그럼 오늘은 맨체스터 아트 갤러리와 Lowry 를 방문해 보자.
아트 갤러리 가는 길, 걸어간다.
플라스틱 포크, 냅킨 등이 너무 잘 준비되어있고 비닐봉지도 두 겹이나 넣어주는게 맘에 안 들었다.
물론 편리해서 좋지만 자원이라는게 너무 편중되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아프리카에서는 화장실 휴지도 꼭 챙겨 다녀야 하고 식당에 냅킨이라는 건 찾아볼 수가 없었다.
눈 앞에 나타난 맨체스터 아트 갤러리.
영국 미술이 주로 전시되어 있는데 이제 라파엘 전파(Pre-Raphelite) 는 약간 식상.
Lowry 의 스승이었다는 Valette의 그림이 좋았다.
말이 끄는 택시군.
India House
Albert Square
근대 영국 공업도시의 풍경, 구름은 낮게 드리워져 있고 공장에서 나온 매연으로 공기는 뿌옇다.
햇빛을 주로 그린 프랑스의 인상파와는 좀 다르지만 공기 중에 떠다니는빛은 여기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셀카 한장, Lowry 가 그린 피카딜리 광장 풍경. 지금은 공사중이라 이것과 비슷한 지 잘 모르겠다.
안내원 올까봐 찍자마자 도망나왔다.
점심은 미술관 까페에서 오늘의 수프,3파운드인데 빵이 곁들여져 나와 한끼 식사로 충분하다.
Lowry 로 가기 위해 메트로링크를 타고 Harbor city 에서 내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로우리의 그림. 아무 사전 지식이 없던 화가지만 단 한 장의 그림으로 나는 이미 그의 그림을 사랑하고 있었다.
한쪽 옆에서는 그의 생애를 다룬 20분짜리 다큐멘터리가 계속 상영되고 있다.
외동아들이었던 그는 화가로서의 그를 인정하지 않았던 어머니를 끝까지 사랑했고 평생 결혼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죽은 이후 침대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는 어머니를 7년간이나 간호했고 어머니가 죽은 뒤 무척 상심했다.
90살까지 살았는데 얼마나 외롭고 힘든 삶이었을까.
그의 대표작, Going to the Match-경기장 가기
산업화의 길을 걷고 있는 도시 풍경, 그 안에서 이름과 개성을 잃어가는 사람들.
혹자는 그의 그림의 인물은 성냥개비사람(matchman)이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그러나 사람들은 각각 다르게 그려졌으며 불구나 노인, 어린이들도 똑같이 한 자리씩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이 넓은 세계속 한 점 같은 존재지만 결국은 모두가 중요한 사람들이다.
오아시스라는 그룹이 그의 그림을 이어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뮤직 비디오도 있었다!!!(이번에 내한 공연 한다던데 유명한 그룹인듯)
두 바퀴나 전시장을 돌고도 떠나기가 못내 아쉬웠다. 영국 사람들에게는 꽤 유명한 작가인데 다른데서는 한 번도 그의 그림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그의 그림을 머릿속에 잘 담아두고 싶었다.
그런데, 책이 있지 않은가, 고민고민하다가 27파운드를 주고 하드커버의 화집을 한 권 샀다.
이런, 이건 배낭여행자의 자세가 아니다. 하지만 이제 곧 오빠네 갈 거니까.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
피카딜리 광장의 저녁 풍경.
내일 맨체스터를 떠나 더블린으로 가야 한다. 30일에 더블린에서 마드리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하니 아일랜드를 돌아볼 시간도 거의 없다.
Holyhead 에서 더블린 가는 배도 예약해놓았기 때문에 내일 가긴 가야 한다. 가기 싫은데...
멋진 미술관과 도시를 가로지르는 전차와 맨유 스타디움이 있는 도시, 맨체스터를 사랑하게 되었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으려나, 맨체스터.
언제 다시 올 수 있으려나, 맨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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