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26. 18:13

네째날 타이완국립박물관, 때이른 귀가

아침 아홉시 일기예보
중국과 타이완 주변의 광대한 구름.
오늘, 내일, 모레까지 비가 온단다. 타이완의 구정 연휴는 7일인가보다.
안되겠다. 7박 8일을 예정하고 왔지만 남쪽으로 내려갈 여력도 없고 타이뻬이에 더 있는 것도 의미가 없어 오늘 집에 가야겠다.
비행기에 자리가 있길 바랄 뿐이다.
붉은 등이 걸려 있는 맥도날드에서 아침식사, 49원.
중국식 아침 식사를 찾아나설 의욕도 없었던 것.

저녁 비행기니 세계 4대박물관 중의 하나라는 고궁 박물관에 가 보자.
나머지 3개의 박물관은 루브르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에르미타슈 미술관, 고궁 박물관만 가면 다 가보는 거다
스린 역에서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고궁 박물관, 입장료 160원.
입구부터 심상치 않은 계단.
뒤의 산은 양밍산, 타이뻬이 사람들의 휴식처라는데 날씨가 좋으면 저기도 가보고 싶었다.
고궁은 자금성을 의미하는데 중국 황제가 자금성에 방대한 수집품을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
국민당과 공산당의 내전에서 패한 장개석이 소장품의 1/4을 타이완으로 가져왔다는데 선별된 것만 갖고 와서 베이징 박물관보다 가치가 더 높단다.
화려한 유물들이 나름 흥미로웠는데 정말 아름다운 중국 도자기가 있었고, 제일 신기했던 건,
옥으로 만든 배추, 크기가 작은데 섬세하기가 진짜 배추보다 낫다.
역시 옥으로 만든 돼지고기. 이런 걸 만든 이유를 읽었는데 까먹었다.
온통 관광버스를 타고 온 관광객들.
돌아가는 길이 즐겁다.
비내리는 버스 창문으로 본 마지막 타이뻬이 모습.
타이뻬이 공항, 비행기표는 금방 바꿀 수가 있었다.
저녁의 공항은 쓸쓸하다.
케세이 퍼시픽 비행기.
끝까지 비.
삼모작을 하는 타이완, 안녕~
구름을 뚫고 고도를 높여서야 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케세이에서 불고기 덮밥을 줬던가?
저기 어디쯤 우리집.
세계일주를 했을 때보다 3박 4일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마음이 더 기쁘니 어찌된 일일까?
다시 타이완에 오게 된다면 그 때는 날씨가 좋기를 바랄 뿐이다.


P.S 요즘 읽은 <총, 균, 쇠>에 따르면 태평앙의 섬, 뉴기니,필리핀, 인도네시아까지 팽창한 오스트로네시아인들의 조상이 남중국, 타이완에서 발원한 것이란다. 비가 많이 오는 날씨가 집약적인 식량 생산을 가능하게 해 다른 수렵 채집민보다 우위에 설 수 있었던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