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24. 14:22

<상하이여행>눈오는날 인천에서 상하이까지

대만, 홍콩 말고 중국 본토는 한 번도 안 가봤는데 미팅이 있어 상하이에 가게 되었다.
요즘 말이 많은 위안화, 5원, 10원, 20원, 100원 모두에 모택동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모택동이 중국 역사의 중요한 인물이긴 하지만 좀 디자인을 바꿔보면 어떨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

8시 35분 비행기라 5시 반에 길을 나섰는데 눈발이 날리고 있다.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라 이른 비행기를 선택했는데 그냥 오후에 갈 걸, 졸린 눈을 비비며 후회하기 시작. 
7시에 공항에 도착하니 사람이 무척 많다. 이렇게 공항에 사람 많은 거 처음 본다. 모두 따뜻한 곳을 찾아 날아가는 걸까?
2주간 인도 여행을 가시는 부모님과 공항에서 조우. 오랜만에 장기여행을 가시는 대디는 완전 흥분하셨고 엄마는 '2주는 너무 길어'약간 걱정하고 계신다.  잘 다녀오세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안 돌아오셨으니 2주가 길긴 길다.
면세품을 찾는 곳에도 인파가 가득.
지금 시각 아침 여덟시, 바깥 세상은 아직 조용할 터인데 공항은 하루를 일찍 시작한다.
활주로에 눈이 쌓이면 비행기가 미끄러지지는 않을까? 괜한 걱정이겠지만...
여느 때처럼 다른 승객들 다 보내고 느지막히 들어가는데 티켓을 찍으니 삑 소리가 난다.
'뭐야, 출국금지 당할 만한 일 저질렀던가? 요즘 교통위반도 안 했고, 주차 딱지를 뗀 적도 없는데...'
"비즈니스 석으로 업그레이드 되셨습니다"
얏호, 드디어 내 비행기 탑승 역사에도 비즈니스석 업그레이드라는 사건이 생겼다.
티비까지 거리가 정말 멀다. 다리를 아무리 뻗어보아도 앞에 걸리는 게 하나도 없다. 내 다리가 짧긴 하지만.
타자마자 쥬스도 챙겨주고 '신문 필요하지 않으십니까', '옷을 걸어드릴까요?' 스튜어디스들이 끊임없이 질문을 해서 몸둘바를 모르겠다.
활주로의 눈을 치우고 출발한다고 지상에서 오래 대기한다. 평소 같으면 지루하게 느껴졌을 대기 시간이 이것 저것 비즈니스 석을 탐험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제일 신기한 건 길이, 각도, 높이가 자유롭게 조절되는 의자, 테이블도 넓어 안정감이 있다. 밥 먹기 전에 따뜻한 물수건도 준다.
옆의 일행분이 시킨 비빔밥. 메뉴는 이코노미석과 별 달라보이지 않는다.
나는 대구요리를 시켰다. 사기 그릇에 담겨 나오는 샐러드와 빵. 스튜어디스가 하나하나 그릇을 따로 놓아준다. 그런데 겨자 소스를 열다가 옷에 다 쏟아 버려서 오후 내내 큼큼한 겨자 냄새를 느껴야 했다.
음, 하지만 이 그릇들은 비행기를 무겁게 할 것이며 그만큼 연료를 더 써야 할 것이며 그럼 환경 문제가 더 심해질 것이고...
고급스러운 것, 좋은 서비스를 만날 때마다 느끼는 불편한 마음은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한 시간 반의 비행 후 상하이 푸동 공항에 도착, 비즈니스석에서 놀다 보니 내리기 싫었다.
중국은 과연 어떤 곳일까, 상하이는 대도시이니 다른 곳과 별반 다르지 않겠지만 처음 와 보는 곳이니 기대가 된다.